[이태원 참사] “네번째 심정지 환자 도착” 브이로그 올린 ‘정신 나간’ 간호사

이태원 사고 환자 응급처치 등 영상 촬영해 논란
서울 대형 종합병원 근무 중 … 현재 영상·채널 비공개로 전환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픽사베이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서울 대형 종합병원 현직 간호사가 응급실에서 이태원 압사사고 사망·부상자들의 영상을 촬영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려 논란이 되고 있다.

30일 조선닷컴 보도에 따르면 간호사 A씨는 응급실로 환자가 이송될 때마다 유튜브에 브이로그('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영상 콘텐츠) 형식으로 올렸다. 그는 자신을 포함한 의료진들이 응급처치하는 상황을 보여주면서 "벌써 네번째 심정지 환자가 도착했습니다" "살리지 못해 너무 아쉽습니다" 등의 발언까지 했다. 그뿐만 아니라 영상 하단에는 자신의 발언 내용을 자막으로까지 만들어 달았다.

A씨의 영상은 네티즌들의 격분을 자아냈다. 생사가 오가는 긴급한 상황에서, 그것도 생명을 다루는 간호사가 근무 중에 근무지에서 영상을 촬영했다는 것만으로도 어이가 없는데 자막을 다는 등 영상 편집까지 했다는 사실에 대해 사람들은 A씨의 직업의식과 윤리의식에 대해 엄청난 비판을 가했다.

영상을 본 이들은 "희생자 가족들은 생각 안 하나" "그 와중에 편집해 올릴 정신이 있었냐"는 등 분노를 토했으며 "저 사람이 근무하는 병원에 신고를 넣겠다" "병원에 신고한 후 후기를 올리겠다"는 반응도 있었다. 이와 함께 해당 간호사가 근무하는 병원 이름과 간호사의 이름과 성별 등을 알아내는 이른바 '신상털이'도 이뤄졌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A씨는 30일 정오 영상과 채널을 모두 비공개 처리했다. 한편 조선닷컴은 A씨의 근무지로 알려진 병원에 전화를 걸어 확인한 결과, A씨가 병원 재직 간호사가 맞다는 대답을 들었다. 또 A씨가 영상을 내리게 된 경위와 징계 여부에 대해 묻자 병원 측은 "병원 요구가 아닌 본인이 판단해 영상을 내린 것"이라며 "징계 여부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