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전주] 전북, 서울 꺾고 FA컵 정상… 9년 연속 우승 ‘대기록’

김희웅 2022. 10. 3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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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 골의 주인공 조규성.(사진=KFA)

전북 현대의 트로피 수집은 올 시즌에도 멈추지 않았다. 앞서 리그·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우승에 실패했으나 FA컵에서는 기어이 정상에 오르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전북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과 2022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 2차전에서 조규성의 멀티 골에 힘입어 3-1로 이겼다. 울산시민축구단(K3리그), 수원 삼성, 울산 현대를 차례로 격파한 전북은 결승전에서 합산 스코어 5-3으로 서울을 누르고 FA컵 정상에 섰다.

또 하나의 트로피를 추가한 전북은 2014년부터 ‘9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FA컵 제패 5회(2000·2003·2005·2020·2022년)에 성공한 전북은 수원 삼성과 함께 대회 최다 우승팀으로 올라섰다.

‘우승’에 목마른 두 팀 간의 대결이었다. 2014년부터 최소 1개의 트로피를 거머쥔 전북은 올 시즌 무관으로 시즌을 마칠 위기에 놓였다. ‘맞수’ 울산 현대에 K리그1 우승을 내줬고, ACL에선 4강행에 만족해야 했다. 시즌 초반 트레블(리그·ACL·FA컵 우승)을 외친 전북이지만, 이전보다 저조한 성과에 팬들은 뿔이 났다.

서울도 비슷한 처지였다. 서울은 2016년 리그 우승 이후 정상에 선 적이 없다. 더구나 이번 시즌에는 파이널B(K리그1 하위팀 그룹)에 속하면서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생존 경쟁을 펼쳤다.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팬들은 마뜩잖은 반응을 보였다. 안익수 서울 감독이 과정을 중시하는 패스 축구를 추구하지만, 결과를 잡지 못했기 때문이다.

양 팀 사령탑은 의지를 불태웠다. 경기 전 김상식 전북 감독은 “원정 다득점에 있어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숫자 계산을 하지 않고, 오직 홈 팬들 앞에서 승리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생각만을 하고 있다. 선수들도 마찬가지”라며 필승을 다짐했다.

불리한 상황에 놓인 안익수 서울 감독 역시 “경우의 수를 보는 것보다 똑같은 방법으로 승리를 지향하려고 한다. 2골을 넣으면 된다. (승부차기까지 가는 것은) 재미없지 않은가”라며 각오를 다졌다.

두 팀은 쓸 수 있는 카드를 모두 활용했다. 전북은 K리그1 득점왕 조규성을 중심으로 바로우, 송민규를 선봉에 세웠다. 서울은 국가대표 출신 조영욱과 나상호가 전방에서 전북 골문을 노렸고, 후방에선 기성용이 경기 조율을 담당했다.

서울은 여느 때처럼 짧은 패스 플레이로 경기를 풀었다. 전북은 전방부터 강한 압박으로 서울을 옥죄었다. 경기 시작 2분 만에 강성진의 슈팅으로 포문을 연 서울이지만, ‘0’의 균형을 깬 건 전북이었다. 전북은 전반 10분 김진규가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띄운 공을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바로우가 왼발로 밀어 넣었다.

선제 골을 터뜨린 바로우.(사진=KFA)

분위기는 빠르게 전북 쪽으로 넘어갔다. 전주 서포터는 전반 12분부터 승전가인 ‘오오렐레’를 불렀다. 공 점유 시간이 길었던 서울은 전반 내내 이렇다 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오히려 전북의 ‘한 방’이 빛났다. 전북은 전반 추가시간, 바로우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후반 초반 양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결국 서울은 후반 15분 수비수 윤종규를 빼고 공격수 박동진을 투입했다. 전북은 직후 김문환 대신 최철순을 넣으며 변화를 줬다. 서울의 교체 카드가 적중했다. 후반 24분 김진야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 부근에서 올린 크로스가 기성용 뒤꿈치 맞고 뒤로 흘렀고, 쇄도하던 박동진이 손쉽게 차 넣었다.

1점 차로 좁혀지자 경기는 더욱 치열해졌다. 김진수와 박동진이 충돌하면서 양 팀 선수단 간 몸싸움도 있었다. 경기 템포도 더 빨라졌다. 서울은 센터 포워드 지동원을 투입하며 롱볼 전략을 내세웠고, 전북은 빠른 역습으로 쐐기 골을 노렸다. 전북이 웃었다. 조규성이 후반 막판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침착한 마무리로 치열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전북이 서울을 꺾고 FA컵 우승 정상에 등극했다.(사진=KFA)

전북의 FA컵 우승으로 2023시즌 FA컵 진출 팀이 확정됐다. K리그는 리그 1~3위 팀, FA컵 우승팀이 아시아 무대를 누빈다. 리그 2위를 차지한 전북이 FA컵 정상에 서면서 4위인 인천 유나이티드가 ACL에 나선다. 인천은 구단 역사상 최초로 ACL 진출을 이뤘다.

한편 이날 전북과 서울의 FA컵 결승 2차전에서 묵념이 진행됐다. 전북 구단 관계자는 “킥오프 전 묵념을 통해 추모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기 전 구장에 있는 모든 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압사 사고 피해자들을 추모했다.

전주=김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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