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내륙 지진 재개 신호탄?…"한반도 더는 안전지대 아니다"
대한민국 중심부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한반도가 더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모 4.0 이상의 강력한 지진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30일 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27분쯤 충북 괴산군 북동쪽 11㎞(장연면 조곡리) 지역에서 규모 4.1이 지진이 난 이후 현재까지 총 16번의 여진이 발생했다. 29일에 15건의 여진이 있었고, 30일 오전 4시에도 규모 1.2의 여진이 확인됐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규모가 올해 발생한 지진 중에 가장 규모가 큰 4.1인 만큼 한동안 여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명수 기상청 지진화산기술팀 분석관은 “지진이 발생하는 간격은 점점 넓어지겠지만, 규모 2~3의 여진이 추가로 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피해 신고는 지붕파손·벽체균열 등 시설 피해가 12건, 유감 신고 93건, 낙석 신고 1건 등이다. 환경부는 진앙지 반경 50㎞ 이내 시설물 38개소를 점검한 결과 피해 상황이 없다고 확인했다.
지진 산발적으로 발생…“안전지대 없다”
특히, 큰 피해를 남긴 2016년 경주 지진(규모 5.8)과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 이후 5년 만에 내륙, 그것도 대한민국 중심부에서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다는 점에서 한반도가 더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판 내부에서 발생하는 지진으로 판들의 충돌에서 만들어진 힘이 판 내부로 전달되면서 발생한다. 일본과 대만처럼 판 경계에 있는 국가보다는 상대적으로 지진 발생 수는 적지만, 특정 지역이 아닌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경향을 보인다. 다시 말해, 전국 어디라도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충북 괴산 지역 역시 그동안 강한 규모의 지진이 없던 곳이었다. 인근 50㎞로 범위를 넓히면 속리산 지역에서 규모 5.2의 지진이 난 적이 있다.
한국은 단층의 나라…“숨겨진 활성단층이 지진 유발”
지진은 주로 지층이 어긋나 있는 ‘단층’(斷層)에서 발생한다. 단층은 외부의 힘으로 인해 지반이 어긋나 올라오거나 내려간 것을 말한다. 특히 남한 지역은 수억 년 전부터 지층 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지질이 복잡하고 수없이 많은 단층이 존재한다. 한국이 ‘단층의 나라’로 불리는 이유다.
특히, 단층 중에서도 최근에 변형이 일어난 적이 있어 지질학적으로 활성화됐다고 판단하는 ‘활성단층’에서 대형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국내에는 약 450개의 활성단층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번 지진처럼 새로운 활성단층이 지진을 유발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김 분석관은 “이번 지진이 12㎞ 아래서 발생한 것처럼 지하 깊은 곳에서 지진이 발생하다 보니 지표로 드러난 단층과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경주 지진의 원인도 그때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내담 단층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서용석 충북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이번 규모 정도의 지진은 언제 다시 생겨도 이상하지 않기 때문에 항상 대비해야 한다”며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괴산처럼 농촌 인구가 많은 지역은 노령층들이 지진이 났을 경우 고립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대피 시스템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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