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성 2골 폭발' 전북 FA컵 우승...결승 2차전서 서울 3-1 제압

박린 2022. 10. 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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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공격수 조규성(오른쪽)이 30일 FA컵 결승 2차전에서 헤딩골을 터트린 뒤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드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프로와 아마추어를 통틀어 한국 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축구협회(FA)컵에서 전북 현대가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은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2 FA컵 결승 2차전에서 FC서울을 3-1로 꺾었다. ‘올 시즌 K리그1 득점왕’ 조규성(24)이 2골을 몰아쳐 승리를 이끌었다.

부상 투혼을 불사른 전북 공격수 바로우(30, 감비아·스웨덴 이중국적)가 전반 10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추가시간에 조규성이 바로우의 크로스를 헤딩 추가골로 연결했다. 후반 23분 서울 기성용의 백힐(발뒤꿈치)을 박동진이 차 넣었다. 2-1로 쫓긴 후반 44분 조규성이 폭풍질주해 오른발슛으로 쐐기골을 뽑아냈다.

3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A컵 결승 2차전에서 나란히 골 맛을 본 전북 바로우(가운데)와 조규성(오른쪽). 뉴스1


앞서 전북은 지난 27일 서울에서 열린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원정에서 2골을 넣었던 전북은 이날 1-1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이 가능했다. 전북은 홈에서 승리를 거두고 1승1무(스코어 합계 5-3)로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K리그1 준우승,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4강에 그쳤던 전북은 무관 탈출에 성공했다. 전북은 2020년 이후 2년 만에 FA컵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통산 5번째 FA 우승(2000, 03, 05, 20, 22년)을 차지한 전북은 FA컵 최다 5회 우승팀 수원 삼성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K리그1 1~3위와 FA컵 우승팀에 내년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데, 리그 2위 전북이 FA컵을 차지하면서 리그 4위 인천 유나이티드에 챔피언스리그 티켓이 돌아갔다. 반면 K리그1 9위로 가까스로 1부리그에 잔류한 서울은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놓쳤다.

전북은 2014년부터 9시즌 연속 공식 대회 우승을 이어갔다. 전북은 2017년 이후 서울전 19경기 연속 무패(14승5무)를 이어갔다.

FA컵 결승을 앞두고 전북과 서울 선수들이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묵념을 했다. 뉴스1


킥오프 전에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는 묵념이 진행됐다. 안익수 서울 감독은 “연고지 서울에서 일어난 일이라 더 슬프다. FC서울이 사회적 구단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북의 김상식 감독은 “자정에 비보를 들었다”고 애도를 표했다. 이날 1만7427명 관중이 찾은 가운데, 전북 관중석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추모합니다’라고 적힌 걸개가 걸렸고, 양 팀 서포터즈는 전반 10분까지 응원을 자제했다.

김상식 감독은 경기 전에 “0-0, 1-1, 숫자를 계산하지 않고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근육이 찢어진 바로우가 ‘감비아 선수에게는 마법이 있다’고 출전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결승 1차전 도중 근육 통증으로 교체아웃됐던 바로우는 부상 투혼을 보이며 선발 출전했다.

결승 1차전에서 ‘서울 중원’ 기성용과 오스마르의 노련미에 고전한 전북은 김진규, 백승호, 김보경을 선발 투입해 공격적으로 나섰다. 승리가 필요했던 서울이 초반부터 라인을 올리자, 전북은 김문환 등을 활용해 측면을 공략했다.

전반 10분 전북 바로우가 해결사로 나섰다.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K리그 득점왕’ 조규성이 감각적으로 넘겨준 공을 김진규가 중앙으로 연결했고 문전에 있던 바로우가 왼발로 밀어 넣었다. 지난 8월 모친상을 당했던 바로우는 후반기에 ‘크랙(CRACK·혼자힘으로 경기흐름을 바꾸는 선수)’으로 활약을 이어갔다.

전반 36분 조영욱이 프리킥을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송범근 정면으로 향했다. 전반 추가 시간 바로우가 왼쪽 측면에서 왼발 크로스를 올렸고, 조규성이 문전쇄도하며 헤딩 추가골로 연결했다. 조규성은 검지와 중지를 교차 시켜 하트를 만드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다음달 카타르월드컵을 앞둔 축구대표팀 공격수 조규성은 물오른 득점 감각을 이어갔다.

FA컵 결승 2차전에서 만회골을 터트린 서울 박동진. 사진 대한축구협회


서울이 싱겁게 끝날 것 같은 경기를 후반에 접전으로 만들었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일류첸코를 투입해 변화를 줬다. 후반 12분 서울 기성용의 왼발 중거리슛은 빗나갔다. 서울은 풀백 윤종규를 빼고 공격수 박동진까지 투입해 총공세를 펼쳤다.

후반 23분 서울 팔로세비치의 크로스를 나상호가 시저스킥으로 연결했지만 전북 골키퍼 송범근에 막혔다. 곧바로 서울 김진야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기성용이 백힐로 흘려준 공을 박동진이 차 넣어 1-2로 따라 붙었다.

전북과 서울의 앞 글자를 따 ‘전설 매치’라 불리는 경기 답게 치열한 승부가 펼쳐졌다. 후반 26분 서울 박동진과 전북 김진수가 몸싸움을 벌이다가 나란히 옐로카드를 받았다. 후반 29분 서울은 장기간 부상으로 결장했던 지동원까지 교체투입했다. 후반 38분 기성용의 중거리슛을 송범근이 잡아냈다.

후반 44분 역습 찬스에서 김보경의 침투패스를 받은 전북 조규성이 폭풍질주했다. 조규성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강력한 오른발슛으로 쐐기골을 터트렸다. 조규성의 대회 4호골이다. 전북은 조규성의 킬러 본능을 앞세워 FA컵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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