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같은 또래라 더 애통하네요"…시민들 사고현장 찾아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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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하나둘 이어지고 있다.
30일 오후 1시께 사고가 일어난 이태원 해밀톤호텔 주변은 현재 일부 소방차와 경찰차를 제외하고 교통이 통제돼있다.
시민들은 골목 건너편 이태원역 4번출구 버스정류장 등지에 서서 사고 현장을 보거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사고 현장 근처 이태원역 1번출구에도 꽃이 놓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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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규민 기자]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돼 헌화하러 왔습니다”
“사고를 당하신 분들이 같은 또래라 더욱 더 마음이 아프네요”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현장에는 소식을 접한 시민들의 추모 발길이 하나둘 이어지고 있다.
30일 오후 1시께 사고가 일어난 이태원 해밀톤호텔 주변은 현재 일부 소방차와 경찰차를 제외하고 교통이 통제돼있다. 골목 주변 15m정도는 폴리스라인이 쳐져 통행이 어렵다. 시민들은 골목 건너편 이태원역 4번출구 버스정류장 등지에 서서 사고 현장을 보거나 사진을 찍기도 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서성이던 고등학생 윤동현씨(16)는 뉴스 속보로 사고를 접하고 오전 4시까지 잠을 설쳤다고 했다. 그는 “언론 브리핑을 할 때마다 사망자가 30명씩 계속 늘었났던 것 같다”며 애도의 뜻을 전하고자 현장을 찾았다고 말했다. 윤씨는 지인이 사고 발생 1시간 전에 있었다며 안도하면서도 “(사망자 중에) 10대 학생도 있었는 데 같은 고등학생으로서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헌화를 하러 온 시민들은 골목 앞 질서유지선에 다가가 경찰에 “헌화 하러 왔다”고 말했다. 이내 경찰은 서로 무전을 주고받으며 “헌화하러 오는 시민들을 제지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골목에 다다라 사고 현장을 바라보며 고개를 숙였다. 짧게 묵념한 후 허리를 굽혀 꽃을 놓고 나왔다.
이태원 주변을 자주 오간다는 30대 김모씨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게 돼 (헌화하러) 이 곳에 왔다”고 했다. 김씨는 주변 지인 중에 현장에 있던 사람은 없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고를 당하신 분들이 같은 또래고 하다 보니 더욱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달려왔다는 윤호준씨(29)는 희생자분들과 그 가족들을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현장을 찾았다. 윤씨는 “많은 분들이 흔들리고 고통 받는 마음이 있을 것 같아 왔다”며 “절망스러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골목 옆 상점 기둥에 테이프로 꽃을 붙인 강모씨(65)는 새벽 6시 30분께 경북 영양군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 처음 강씨는 지방 여행 도중 사고 소식을 듣고 ‘가벼운 사고’인 줄 알았다고 했다. 하지만 늘어나는 사망자 수를 보면서 “숫자를 잘못 본 줄 알았고 절대 작은 숫자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해밀톤 호텔 옆 골목을 자주 다녔다며 “이제는 이 골목을 못 다닐 것 같다”고 울음을 터뜨렸다.
사고 현장 근처 이태원역 1번출구에도 꽃이 놓이기 시작했다. 2명의 여성 외국인들은 “사고 소식을 접하고 안타까움을 전하러 왔다”며 헌화를 하고 자리를 이내 떠났다.
한편 정부는 이번 참사와 관련해 오늘부터 다음 달 5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다.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는 31일 오전부터 서울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용산구청도 이태원 광장에 합동분향소를 마련한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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