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밀어! 줄다리기하듯 앞뒤로 압박”…유명 유튜버의 증언
구독자 60만명을 보유한 유명 유튜버가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현장 목격담을 전했다.
유튜버 선여정은 30일 오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겪은 상황을 전했다.
선영정은 사고 초반 “너무 혼란스러우니 다들 안 오시는 게 좋다. 압사당하고 난리 났다. 더 이상의 사고 없었으면 좋겠다. 저는 1시간 전부터 집에 가려고 하는데 못 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고 현장 사진을 공유했다. 해당 사진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졌다.
그는 이어 사태가 심각해지자 “사실 아직도 어안이 벙벙해서 잠이 안 온다. 현장에 있었기에 너무 생생하다. 저도 숨이 막혀서 앞이 하얘질 때 그 짧은 순간에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는데, 이대로 눌리다가는 발을 헛디뎌 넘어져 엉켜 죽거나 숨이 막혀 죽겠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당시 상황을 밝혔다.
선여정은 “우측통행이 이뤄지며 (앞뒤 무리들이) 순환이 될 때였고 완전 심각하기 전인데도 한 걸음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며 “내가 가고 싶어서 가는 게 아니라 밀려서 떠내려가는 느낌이었다”라고 했다.
이어 “당시 뒤에서는 ‘야 밀어’라고 했는데 어느 순간 순환이 엉키면서 갑자기 (앞뒤 무리가) 서로서로 힘을 가하며 밀었다”면서 “줄다리기를 하듯 엄청 강한 힘이 가해졌고 앞뒤, 양쪽에서 압박이 오며 눈앞이 하얘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마침 같이 간 친구가 저보다 힘이 센 편이라 저를 잡아줬다”며 “친구가 아니었다면 진작 기절해서 땅에 쓰러졌을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사람들 사이로 나와 보니 처참한 광경이 펼쳐졌다”며 “제가 목격했을 땐 이미 많은 사람이 땅에 기절해 있는 상태였는데 처음엔 어떤 일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메인 거리를 지나는 지점까지 아수라장이었기 때문에 상황 파악이 전혀 안 됐다”고 설명했다.
또 “원래는 뉴스에 보도된 사고 지점 쪽으로 내리막길을 가려고 했었는데...기분이 참 이상하다. 생각이 많아져 잠이 안 온다. 운이 좋아 빠져나오게 된 제가 본 건, 의료진은 적고 환자는 많아 일반인 분들이 돕는 상태였다. (쓰러진 사람들은) 이미 창백해져 있었다”며 “재난영화처럼 사람들이 절규하는 게 온전히 느껴질 정도의 상황이었다”고 했다.
선여정은 “사고 당일 아침 1시부터 가서 촬영했는데 많은 사람을 보고 팬분들도 만났다”며 “다들 행복해했던 모습이 잊히지 않아서 잠을 못 자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표현했다.
장구슬 기자 jang.gus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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