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만 침공' 유사 사태 대비…"日자위대, 통합사령부 신설"
일본 자위대가 대만 유사 사태 등이 일어날 경우 미군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통합사령부와 통합사령관을 신설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3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신설되는 통합사령부는 육상·해상·공중자위대의 포괄적인 부대 운용을 담당하며 미군과의 일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의사소통과 전략 조율을 맡는다. 중국의 대만 침공 등 유사 사태가 일어났을 때 미·일 군사 조직의 통합 운용 능력을 높이는 것이 설립 이유다.
동맹국인 한국과 미국 사이에는 양국 군대의 통합·지휘 기관인 연합사령부가 존재하지만, 일본 자위대는 정식 군대가 아니기 때문에 미·일 양측 군대를 함께 통솔하는 조직은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엄격한 동아시아 안보 환경을 바탕으로 미군과 협력을 강화할 필요성이 높아졌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현재도 일본에는 육상·해상·공중자위대를 통합 운용하는 조직으로 '통합막료감부'가 있다. 이 조직의 수장인 통합막료장(한국의 합참의장 격)은 총리와 방위상을 보좌하고 명령을 집행하며 미군과의 창구 역할을 한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통합막료장이 총리 관저 보고 및 미군과의 조율에 쫓겨 재해 파견 부대 지휘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문제점이 드러났다. 닛케이는 "대만 유사시에는 자위대의 지휘에 관한 정치 판단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통합막료장은 총리나 방위상 지원 업무에 전념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체제를 구축할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체제는 통합막료장 아래 통합사령관을 두고 부대 운용 권한을 이에 이관하는 것을 상정한다. 통합사령관은 방위상 직속으로 두며, 통합사령관의 미국 측 카운터파트는 인도·태평양사령관이 될 전망이다. 미·일 안보협력과 관련해선 통합사령부가 주체가 돼 협의를 진행한다.
미·일은 2015년 일본에서 성립된 안보관련법을 기반으로 자위대와 미군을 일체화해 움직이기 위한 체제 정비를 진행하고 있다. 자위대는 탄약의 제공이나 급유 등 미군의 후방지원은 물론 평시에도 미군의 항공기나 함선을 지키는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대만 유사 사태를 상정해 미군과 자위대의 공동 훈련 횟수도 늘리고 있다.
닛케이는 통합사령부 설립 목적에는 육해공의 기존 영역에 사이버나 전자파 등의 공격을 결합한 '하이브리드전'에 대한 대응도 있다고 전했다. 각 자위대의 담당 영역을 벗어난 공격이나 사이버 공격 등에 대처하려면 이를 지휘할 조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방위성은 사이버 공격에 대처하는 자위대 요원을 2027년도까지 현재의 5배인 5000명까지 늘리기로 하고 검토에 들어갔다.
통합사령부는 2024년 설립을 목표로 한다. 일본 정부가 연말까지 개정하는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문서에 통합사령부 설립 방침이 담길 예정이다.
한편 일본 방위성은 미사일 방어를 위해 다수의 소형 인공위성을 일체로 운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위성 콘스텔레이션(Satellite constellation)' 구축을 위해 약 50기의 위성 발사를 검토 중이라고 아사히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위성 콘스텔레이션은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 탐지와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때 공격 대상 정보 수집 등에 활용될 수 있다.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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