高금리에 채권 발행조차 쉽잖네…여전사 실적 '휘청'

유제훈 2022. 10. 3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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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수반한 채권시장의 경색으로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탈사 등)들의 실적이 휘청거리고 있다.

업계에선 카드, 캐피탈사 등 여전사들이 당분간 조달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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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수반한 채권시장의 경색으로 여신전문금융사(카드·캐피탈사 등)들의 실적이 휘청거리고 있다. 업계에선 카드, 캐피탈사 등 여전사들이 당분간 조달 비용 증가에 따른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여전채 AA+등급(신한·삼성·KB국민카드) 3년물 금리는 5.888%로 집계됐다. 6%를 넘어섰던 일주일 전보단 다소 금리가 내려갔지만, 연초(2.420%)와 대비하면 아직도 340bp(1bp=0.01%)가량이나 높은 수준이다.

여전채 금리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레고랜드 사태'로 본격화된 채권시장 경색의 영향이다. 실제 이달 들어 28일까지 국내 채권 시장에서 기타금융채의 순 발행액은 -3조242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8402억원) 대비로도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주요 여전사들의 실적도 내림세를 보인다. 카드업계 선두인 신한카드는 지난 3분기 전 분기 대비 26.1% 줄어든 175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외 삼성카드는 전 분기 대비 9.4% 감소한 1405억원, KB국민카드는 15.9% 감소한 1066억원, 하나카드는 26.8% 줄어든 468억원, 우리카드는 6.3% 줄어든 448억원에 그쳤다.

여전사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나 마케팅 비용 등도 있지만, 현재 여전사들을 옥죄는 가장 큰 요소는 조달 비용"이라면서 "2000년대 초반이었다면 수수료, (대출) 금리 인상으로 대응하겠으나 법정 최고 금리란 장벽이 생긴 만큼 비용 증가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그대로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엔 조달 비용 증가를 넘어 채권 발행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 현대카드는 1000억원 규모의 여전채 발행을 앞두고 지난 25일 수요예측을 실시했으나 모집물량은 800억원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카드가 상대적으로 높은 신용등급(AA0)을 보유하고 있단 점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등급이 낮은 카드·캐피탈사의 고통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적 악화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신평이 내년 1분기까지 기준금리 추가 1%포인트 인상을 조건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내년 이자 비용 증가 규모는 81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이는 카드 업계 최근 3개년 평균 손익의 29.7%에 육박한다. 이에 따른 카드업계의 세전이익 규모는 올해 2조5900억원에서 내년 1조9000억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캐피탈사 역시 이자 비용이 올해 2300억원에서 내년 1조5500억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캐피탈업계 최근 3년 손익의 36.6% 수준이다. 이에 따른 세전이익 역시 올해 4조원에서 내년 2조6800억원으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됐다.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규모 업체들의 경우 수요 감소로 채권 발행 규모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문동권 신한카드 경영기획그룹 부사장은 최근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 여전사 전반적으로 조달 비용이 급격히 오르면서 차환해야 할 금리도 급격히 상승했다"면서 "내년부턴 평균 자금조달 금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이고, 이는 3000억~3500억원가량의 조달 비용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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