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65kg 성인 100여명 밀면 18t 압력” … 경사진 사고 골목 병목현상까지

황수미 2022. 10. 30.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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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한 경찰과 소방당국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사고 현장의 특성이 피해 규모를 더 키웠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사고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골목길에서 발생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해밀톤 호텔 뒤편인 세계음식거리로 이어진 이 골목은 성인 5~6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다.

이처럼 좁고 경사진 골목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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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 4m, 길이 45m 내외 55평 남짓 넓이
좁은 공간에 많은 인파 쏠려 피해 규모 커져
30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명사고 현장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한 경찰과 소방당국의 조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사고 현장의 특성이 피해 규모를 더 키웠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온다.

사고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골목길에서 발생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해밀톤 호텔 뒤편인 세계음식거리로 이어진 이 골목은 성인 5~6명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로 폭이 좁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골목의 폭은 4m, 길이는 45m 내외다. 넓이로 계산하면 55평 남짓에 불과하다.

더구나 세계음식거리 쪽으로 오르막 경사까지 기울어진 이 골목은 올라갈수록 골목의 폭이 좁아지는 이른바 보틀넥 형태의 구조를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병목 현상이라고도 불리는 보틀넥은 병의 목 부분처럼 넓은 길이 갑자기 좁아짐으로써 일어나는 교통 정체 현상을 설명할 때 사용되는 용어다.

사고 당시 이러한 골목에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렸다. 번화가와 대로변을 잇는 골목이다 보니 세계음식거리가 있는 위쪽에서 내려오는 사람과 이태원역에서 나와 아래에서 올라가려는 사람의 동선이 겹친 것이다. 심지어 이 길의 한쪽은 해밀톤 호텔의 외벽이어서 사람들은 옴짝달싹할 수 없었다. 사고가 일어나기 전 한 때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우측통행을 하기도 했으나, 어느 순간 인파가 몰리면서 혼란이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좁고 경사진 골목에 많은 인파가 몰리면서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YTN 뉴스특보에 따르면 함은구 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는 인터뷰를 통해 "지금 관련 연구들이나 이런 것들을 보면 실제로 65kg 정도의 성인 100여명 정도의 인파에 휘몰리게 된다고 하면 실제로 하단에 18t가량의 힘이 가해진다고 알려져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함 교수는 "(골목이) 경사 지면이기 때문에 사실 뒤에서 밀면 보통 사람들이 안 밀리려고 반대로 힘을 준다"며 "그러다가 점점 서로 역방향의 힘이 작용하다가 넘어지고 이런 분들이 생기게 되면 계속해서 그 힘이 밀리면서 중첩이 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약 차량에 깔렸다고 하면 하중이 바퀴 4개로 분산되면서 사람 뼈가 부러지지 않는 상황들도 발생할 수 있지만, 이 경우에는 집중하중이 눌리면서 피해가 더 심해지는 특성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하중이 분산되지 못하고 한 부분에만 집중적으로 작용하면서 사람들이 엄청난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됐다는 설명이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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