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지진, 옥천변성대 영향?… 5년 전 수능 연기 악몽

홍성헌 2022. 10. 3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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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8시27분쯤 충북 괴산군 장연면 조곡리 일원에서 발생한 규모 4.1 지진(발생 깊이 12㎞)으로 충북은 물론 강원, 경기, 경북,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진 발생 문자를 보고 5년 전 경북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된 일이 떠올랐다"며 "혹시 모를 여진이나 피해 발생에 대비해 비상근무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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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석 교수 “옥천변성대에 포함”
수능 앞둔 일선 학교 긴장감 고조
30일 기준 경미한 피해 14건 접수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29일 충북 괴산군 장연면 장암리에서 주민이 금이 간 주택 담벼락을 손으로 가리키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전 8시27분쯤 충북 괴산군 장연면 조곡리 일원에서 발생한 규모 4.1 지진(발생 깊이 12㎞)으로 충북은 물론 강원, 경기, 경북,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흔들림이 감지됐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 지진 중 최대 규모다.

괴산 지진의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일각에선 충북에는 북동쪽인 태백산 분지에서 남서쪽으로 뻗은 옥천변성대(옥천단층)가 지나가는데 이 지층의 영향 탓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충북 옥천을 중심으로 강원도에서 한반도 남서부까지 400여㎞에 걸쳐 형성된 옥천변성대는 지층이 오래된 데다 단층, 습곡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지질학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충북대 지구환경과학과 서용석 교수는 30일 “괴산과 음성 일부도 옥천변성대에 포함된다”며 “이 단층대와 이번 지진 위치가 거의 일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지역을 지나는 단층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발생 깊이가 10㎞ 정도라서 옥천변성대와의 관계가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최진혁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활성지구연구센터장도 “여진 분석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괴산에 추가 여진 탐지를 위한 임시 지진관측소 4곳을 설치했다”고 전했다.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11월 17일)을 코앞에 둔 일선 학교 현장에선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2017년 경북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1주일 연기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이번 지진으로 다행히 학교 시설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능 시험장인 괴산고와 충주고 두 학교 모두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근 경북 상주·문경, 강원도 원주 역시 수능 시험장 피해는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진앙지인 괴산지역 초·중·고 23곳도 모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여진 가능성 등에 대비해 수능 시험장에 대한 철저한 안전점검을 실시하기로 했다.

충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지진 발생 문자를 보고 5년 전 경북 포항 지진으로 수능이 연기된 일이 떠올랐다”며 “혹시 모를 여진이나 피해 발생에 대비해 비상근무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규모 4.1의 지진이 발생한 29일 충북 괴산군 장연면 장암리 한 주택 담벼락이 갈라졌다는 주민 신고가 접수됐다. 사진은 금이 간 담벼락의 모습. 연합뉴스


충북도는 30일 오전 7시 기준으로 14건의 경미한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괴산 7건, 충주 7건이다. 피해 대부분은 주택 벽체에 금이 갔거나 유리가 파손됐다는 내용이다. 괴산댐과 도내 저수지 등은 이상 징후나 시설물 피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천 세명대학교 기숙사에서는 지진 직후에 건물 정전으로 비상 발전기가 가동됐다. 이 과정에서 알 수 없는 원인으로 연기가 나 대학생 7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진앙과 가까운 곳에는 전형적인 산골마을인 조곡리와 감물면 구월리, 불정면 하문리 등 3개 마을이 있다.

조곡리 차덕열(73) 이장은 “주민들은 평상시처럼 농작물 수확에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며 “마을을 둘러봤는데 집이나 담벼락에 금이 가는 현상은 아직 없다”고 전했다. 불정면 하문리 안광섭(68) 이장도 “한 여름 천둥 같은 소리와 함께 창문이 흔들려서 충격이 상당히 컸다”며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지만 여진이 올지 몰라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에서는 기상관측이 이뤄진 44년간 42차례 지진이 발생했다. 1978년 9월 16일 오전 2시7분 보은 속리산 일원서 발생한 진도 5.2가 가장 컸다.

괴산=홍성헌 기자 adho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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