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이크 없는 영상 SNS 그대로…"올리지 말라" 자정 목소리

한영혜 2022. 10. 3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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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 인근에 한 시민이 두고 간 꽃이 놓여져 있다. 뉴스1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와 관련해 처참한 영상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여과 없이 확산 중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는 30일 사고 현장의 처참한 영상과 사진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영상과 사진들에는 인파가 몰려 서로 소리를 지르는 모습부터 사람들이 엉켜 누워 심폐소생술(CPR)을 받는 모습, 시신들을 길가에 뉜 모습까지 모자이크 없이 고스란히 담겼다.

이에 대해 일부 이용자들은 피해자 모습이 담긴 사진이나 영상, 허위사실을 퍼트리지 말자는 글을 올리며 ‘자정 작용’에 나서기 시작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CPR 받는 영상 퍼트리는 것도 자제했으면 좋겠고, 압사 사고인데 마약이라느니 하는 사람들도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다”고 썼다.

자신을 간호사라고 밝힌 트위터 이용자는 “심폐소생술이 직업이지만 영상을 보고 심하게 충격받았다. 제발 올리지 말라”고 했다.

사고가 난 지 반나절이 지나면서 추모 분위기도 확산하고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고 적힌 이미지를 올리면서 피해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신경정신의학회 “사고관련 혐오표현·영상유포 멈춰야”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여과 없이 사고 당시의 현장 영상과 사진을 퍼뜨리는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2·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리가 모두 시민 의식을 발휘해 추가적인 유포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현장 영상이나 뉴스를 과도하게 반복해서 보는 행동은 스스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고 권했다.

학회는 유가족과 현장에 있었던 이들에 대한 혐오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학회는 “온라인상에서 나타나는 혐오 표현은 트라우마를 더욱 가중하고 회복을 방해한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는 고인과 피해자의 명예를 훼손할 수 있으며, 혐오와 낙인은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재난 상황 해결에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이태원 압사 참사…사망 151명·부상 82명


전날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한복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1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됐다. 소방당국은 30일 오전 10시 기준 사망자가 151명(남성 54명, 여성 97명), 부상자가 82명(중상 19명, 경상 63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중 19명은 중상자여서 추후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피해자 대부분은 10~20대로 나타났다.

경찰은 이날 오전 사망자 151명의 지문 채취를 모두 마치고 현재까지 모두 14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 유족에게 사고 사실을 개별 통보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시신을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사상자의 명예를 훼손할 소지가 있는 글들이 온라인에 퍼짐에 따라 개인정보 유출과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행위에 엄정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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