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 만에 본선행 캐나다, 4년 뒤 위한 초석 다질 수 있을까?
[노성빈 기자]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로 돌아왔다. 차기 월드컵 개최국인 캐나다가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4년 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의 초석을 다진다.
지난 북중미 최종예선에서 강호 멕시코와 미국을 제치고 당당히 1위로 본선행을 확정지은 캐나다가 황금세대를 바탕으로 월드컵에서도 그와 같은 저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 캐나다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알폰소 데이비스. |
ⓒ 카타르 월드컵 공식 홈페이지 캡쳐 |
캐나다는 오랜시간 동안 미국의 영향을 받아 아이스하키와 야구, 농구가 인기스포츠로 자리매김했다. 축구는 오랜시간 북중미의 변방으로 지냈는데 캐나다가 축구로 내세울 만한 업적은 1986 멕시코 월드컵 본선진출과 2000년 골드컵(대한민국이 추첨 끝에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그 대회다.) 우승이 전부다.
이런 캐나다가 축구로 서서히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17년부터다. 그해 FIFA 총회에서 발표된 2026년 월드컵 개최투표에서 캐나다는 멕시코, 미국과 공동개최국으로 선정된 것. 이때부터 캐나다는 2026년 월드컵을 위한 준비를 해나간다.
캐나다 여자축구 감독으로 두 차례 올림픽(2012, 2016) 동메달을 이끌었던 잉글랜드 출신의 존 허드먼을 감독으로 임명한 캐나다는 유망주들을 적극 키움과 동시에 이민자 2세, 귀화선수 합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팀 전력을 꾸준히 상승시킨다.
이는 서서히 결과로 이어졌다. 2000년 우승이후 무려 5번이나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던 골드컵에선 2017년과 2019년 연이어 8강에 진출한 데 이어 2021년 대회에선 2002년 이후 19년 만에 4강진출에 성공하면서 한 걸음 성장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맞이한 북중미 최종예선. 뛰어난 조직력을 바탕으로 밸런스가 잡힌 경기를 펼친 캐나다는 11경기 무패행진을 내달린 끝에 최종 8승 4무 2패 승점 28점, 23득점, 7실점의 성적과 함께 1위로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짓는다. 23득점과 7실점은 최다득점, 최소실점 1위에 해당하는 기록으로 캐나다의 돌풍속에 멕시코와 미국도 힘을 쓰지 못했다.
이민자 출신으로 구성된 캐나다의 황금세대
캐나다는 2026 월드컵을 대비해 진행한 유소년 투자와 더불어 이민자 2세들이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전력이 급상승했다. 이로 인해 이번 대회에 나서는 캐나다의 스쿼드는 그야말로 '황금세대'라 해도 무방하다.
캐나다의 에이스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는 알폰소 데이비스다. 가나 출신인 그는 16세던 2016년 프로에 데뷔한 뒤 MLS 최초의 2000년대생 선수 기록을 시작으로 2017 북중미 골드컵 득점왕, 캐나다 축구 역대 최연소 기록들을 모두 경신하는 등 어린나이 때부터 대표팀의 에이스로 자리매김해왔다.
*알폰소 데이비스 캐나다 국가대표팀 최연소 기록*
-캐나다 성인대표팀 최연소 데뷔(16세 7개월 12일)
-캐나다 성인대표팀 최연소 득점(16세 8개월 5일)
-2000년대생 최초의 국제대회 득점
대표팀뿐 아니라 소속팀인 바이에른 뮌헨에서도 18세 미만 선수로는 역대 최다 이적료, 역대 최연소 UCL 수비수 우승자 기록을 세우는 등 뮌헨에서도 핵심멤버로 활약하고 있다.
데이비스의 장점은 왼쪽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소속팀에선 왼쪽 수비수, 대표팀에서는 왼쪽 윙포워드로 나설 정도로 공수양면에서 활약이 가능해 대표팀에 전술의 다양성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빠른 스피드 역시 일품이다. 여기에 어릴 때부터 최고의 드리블러로 손꼽힐 정도로 드리블 실력도 우수해 빠른 가속을 활용한 드리블 돌파로 측면을 허물거나 중앙으로 침투해 직접 슈팅 혹은 동료에게 기회를 내주는 플레이로 상대에게 큰 부담을 안겨다 준다. 이뿐 아니라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공격과 수비를 종횡무진 넘나드는등 모든 포지션에 배치하더라도 1인분 이상의 역할을 해줄 선수임에 분명하다.
최전방에는 아이티계 이민자 2세 출신인 조나산 데이비드와 자메이카 출신의 카일 래린이 나선다. 데이비드는 지난 최종예선에서 캐나다 선수 중 가장 많은 시간을 소화(1073분)할 정도로 허드먼 감독에게 신뢰를 받고 있는데 우수한 운동능력을 바탕으로 빠른 스피드, 오프더 볼 움직임에 상당한 장점을 갖고 있다. 이러한 활약 속에 그는 지난 2020-2021시즌 프랑스 리그 앙 릴의 리그 우승 주역이 됐다.
그와 함께 호흡을 맞출 카일 래린은 월드컵 예선 13골로 이 부분 팀내 최다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골 결정력을 갖추고 있다. 이뿐 아니라 큰 키(188cm)를 활용한 공중볼 장악 능력과 더불어 스피드까지 갖추고 있는 그는 적극적인 전방압박을 구사해 수비에도 상당한 공헌을 한다. 또한 공격형 미드필더로 캐나다 공격의 핵인 조나산 오소리오는 뛰어난 개인능력을 바탕으로 이들을 지원한다.
백업도 튼실하다. 지난예선에서 조커로 출전해 5골을 기록했던 루카스 카발리니, 팀 내 크랙역할을 수행하는 테이전 부캐넌을 비롯해 잉글랜드 무대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왕년의 스타 주니어 호일렛이 언제든 경기흐름을 바꾸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중원에는 1983년생으로 39세의 나이에 월드컵 무대에 나설 예정인 아티바 허친슨이 중심을 잡아주는 가운데 포르투갈 출신의 스테픈 에우스타키오, 마크-앤서니 케이가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큰데 두 선수 모두 중원에서 수비에 많은 기여를 펼치는 선수들이다.
수비에선 2020년부터 2021년까지 K리그 1 수원 삼성에서 활약해 우리에게 친숙한 도닐 헨리를 비롯해 수비의 핵심자원인 스티븐 비토리아, 울리스테어 존스턴, 카말 밀러, 리치 레이리아가 포진해있는데 이들은 모두 3백과 4백 에서 활약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있다.
이렇듯 대다수의 선수들이 아프리카와 유럽, 북중미 이민자 2세출신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와 함께 뛰어난 피지컬과 운동능력, 우수한 개인기량을 바탕으로 5년여의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팀 전력을 상승시켜왔다.
여기에 조직력도 상당한 장점이다. 월드컵 예선과 골드컵을 통해 오랜시간 손발을 맞추면서 조직력을 극대화 시킨 캐나다는 수비를 두텁게 한 뒤 데이비스와 부캐넌등 빠른 측면자원들을 활용한 역습 공격을 펼치면서 지난 예선에서 최다득점(23득점), 최소실점(7실점) 부분 모두 1위를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이 본선 무대에서 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문이다. 북중미예선에서 멕시코, 미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등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나 세계무대에서 상대할 이들은 한 단계 높은 레벨의 팀이란 점에서 예선만큼 퍼포먼스를 보일지에 대해선 미지수다. 여기에 알폰소 데이비스, 조나산 데이비드, 주니어 호일렛을 제외하곤 큰 무대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의 존재도 본선에서의 활약에 의문을 던진다.
조편성도 만만찮다. 첫 상대인 벨기에는 예전만 못하다곤 하지만 여전히 유럽의 강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가운데 크로아티아는 지난대회 준우승 팀으로 엄청난 저력을 갖고 있는 팀이다. 아울러 모로코역시 이번 대회 강력한 다크호스로 평가받는 등 손쉽게 승점을 챙길수 있는 팀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난 5년간의 지속적인 투자로 36년만에 월드컵 본선에 오른 캐나다에게 이번 대회는 자국에서 개최되는 2026 월드컵을 앞두고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의미있는 결과물을 챙겨야 하는데 예선에서의 탄탄함을 월드컵 본선에서도 선보일수 있을지 주목된다.
캐나다(Canada)
FIFA 랭킹: 41위
역대 월드컵 출전 횟수: 2회(1986, 2022)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 24위(1986)
역대 월드컵 전적: 3패
감독: 존 허드먼(잉글랜드, 1975. 07. 19)
*캐나다 경기일정(한국시각)*
11월 24일 04:00 벨기에, 알 라얀 아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
11월 28일 01:00 크로아티아, 알 라얀 칼리파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12월 2일 00:00 모로코, 도하 알 투마마 스타디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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