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로이터도 "이태원 사고, 21세기 최악 군중 참사 중 하나"

이승호 2022. 10. 30. 11:0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역대 압사 참사 세계 주요 사례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한복판에서 심정지 환자가 대규모로 발생했다. 3년 만에 첫 '야외 노마스크'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리면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은 30일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 사고현장에서 소방구급 대원들이 현장을 수습하고 있는 모습. 우상조 기자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핼러윈 압사 사고가 21세기에 발생한 최악의 군중 참사 중 하나로 기록됐다고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 같은 사실을 그래픽 뉴스를 통해 전하고 이번 이태원 참사를 21세기에 발생한 주요 군중 압사 사고 중 피해규모(사망자 수)가 역대 9번째로 크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이태원 압사 사고가 이번 세기 최악의 압사 사고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WP에 따르면 21세기 들어 발생한 최악의 압사 사고는 지난 2005년 8월 이라크 바그다드 티그리스 강의 한 다리 위에서 발생했다. 당시 몰려 있는 군중들 사이에 자살 폭탄테러가 벌어진다는 소문이 퍼졌고 이에 당황한 사람들이 혼란에 빠지면서 960명 이상이 숨졌다. 그다음으로 꼽히는 건 2015년 9월 이슬람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카바 신전에서 성지순례를 온 사람들이 몰리며 발생한 사고다. 인근 도로의 교차 지점을 지나던 순례객 무리와 버스에서 내린 무리가 합쳐져 포화상태가 됐고, 사람들이 탈진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당시 사우디 당국은 717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지만, AP 통신 등 외신은 이 사건으로 실제로는 최소 2400여 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한다.


종교행사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 빈발


지난 7월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성전을 찾은 이슬람 신자들의 모습. AFP=연합뉴스
역대 압사사고 사례를 살펴보면 많은 인파가 몰리는 각종 종교 행사가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다수였다. 사우디에서는 지난 2004년 2월에도 카바 신전 인근 자마라트 다리에서 250명이, 2006년 1월 같은 지역에서 362명이 압사했다. 인도의 힌두교 사원에서도 2005년 1월 마하슈트라주 사원에 몰린 265명이, 2008년 8월 히마찰프라데시주 나이나 데비 사원에 몰린 145명이 숨졌다. 같은 해 9월에도 라자스탄주 조드푸르 근처 차문다 사원에서 147명이 압사했다.

한달 전 인도네시아 축구참사…130여명 숨져


132명이 숨진 인도네시아 축구장 참사. AFP=연합뉴스
스포츠나 문화 행사에서도 압사 사고가 자주 일어난다. 가장 최근 사례는 이달 1일 인도네시아 동자바주(州) 말랑 리젠시 칸주루한 축구장에서 발생했다. 당시 홈팀인 아레마 FC와 페르세바야 수라바야의 경기에서 홈팀이 패하자 흥분한 관중들은 경기장으로 뛰어들었다. 경찰이 진압을 위해 최루탄을 쏘자, 관중이 출구로 도망가다 뒤엉켜 132명이 숨지고 320명 넘게 다쳤다. 인도네시아 정부 합동조사단은 경찰의 무차별적인 최루탄 발사와 아레마 FC의 경기장 운영 규칙 미준수 때문에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달 15일 과테말라 케살테낭고에서 열린 록 콘서트도 압사 사고를 남겼다. 출구 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으며 들어오려는 관중과 나가려는 관중이 맞물렸고, 이 과정에서 9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 지난해 11월 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열린 ‘아스트로 월드’ 축제에선 힙합 가수 트래비스 스콧을 보려는 팬들이 몰리며 9명이 죽고 수백 명이 다쳤다. 앞서 2013년 브라질 남부 대학도시인 산타 마리아의 한 나이트클럽에선 화재가 발생해 대피하던 손님들이 출구로 몰리며 230명 넘게 압사하거나 질식사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