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분 57초 극장골 '오현규', 수원 블루윙즈 살려냈다

심재철 2022. 10. 30.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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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적 엠블럼 위에 새긴 네 개의 별이 무색할 정도로 수원 블루윙즈가 벼랑 끝에 내몰렸지만 간판 골잡이로 떠오른 오현규가 연장전 종료 직전 파랑새로 날아올랐다.

이병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가 29일(토) 오후 2시 수원 빅버드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FC 안양과의 홈 게임에서 1-1로 비긴 뒤 곧바로 이어진 연장전에서 오현규의 극장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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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수원 블루윙즈 2-1 FC 안양

[심재철 기자]

▲ 수원 삼성을 살린 두 주인공 29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 수원 삼성 블루윙즈와 FC안양의 경기. 수원 삼성 첫 번째 골을 넣은 안병준과 두 번째 골을 넣은 오현규가 경기가 끝난 후 기뻐하고 있다.
ⓒ 연합뉴스
청백적 엠블럼 위에 새긴 네 개의 별이 무색할 정도로 수원 블루윙즈가 벼랑 끝에 내몰렸지만 간판 골잡이로 떠오른 오현규가 연장전 종료 직전 파랑새로 날아올랐다. 오랜만에 성사된 토요일 지지대 더비 매치에 1만 2842명 대관중이 몰려들어 이 게임의 중요성을 입증했는데, 오현규가 라스트 히어로로 떠오른 것이다. 덕분에 수원 블루윙즈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강등에 직면했다가 살아남는 아찔한 과정을 견뎌냈다.

이병근 감독이 이끌고 있는 수원 블루윙즈가 29일(토) 오후 2시 수원 빅버드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FC 안양과의 홈 게임에서 1-1로 비긴 뒤 곧바로 이어진 연장전에서 오현규의 극장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수원 블루윙즈는 K리그1에 어렵게 남게 되었고, 첫 승격 역사를 이루기 위해 숨가쁘게 달려온 FC 안양은 아쉽게도 K리그2에 머물게 되었다.

빅 버드의  영웅 '오현규'

더이상 물러설 곳 없는 시즌 마지막 게임에서 먼저 웃은 팀은 홈팬들의 엄청난 응원을 받은 수원 블루윙즈였다. 게임 시작 후 17분 만에 오른쪽 코너킥 세트 피스 기회를 멋지게 만들어낸 것이다. 역시 K리그1 도움왕 이기제의 왼발은 한 치의 오차도 없었다. 골잡이 안병준이 마크맨을 뿌리치며 빠져나와 허리 숙인 헤더 골을 터뜨린 것이다.

이후 수원 블루윙즈는 전반전에만 두 차례나 더 달아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잡아내지 못했다. 30분에 명준재가 노마크 발리슛 기회를 헛발질로 날렸고, 37분 류승우의 노마크 오른발 대각선 슛은 FC 안양 정민기 골키퍼의 슈퍼 세이브에 막힌 것이다.

축구장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위기가 찾아온다는 것을 후반전이 가르쳐 주었다. 54분에 FC 안양의 동점골이 터진 것이다. 후반전 교체 선수 주현우의 자로 잰 듯한 오른쪽 크로스를 아코스티가 받아서 프리 헤더 골을 터뜨렸다. 전반전 K리그1 도움왕 이기제의 명품 어시스트가 빛난 것에 이어 후반전에는 K리그2 도움왕 아코스티의 결정적인 동점골이 나온 것이다.

그러고도 홈 팀 수원 블루윙즈는 또 달아날 기회를 잡았다. 67분에 오현규가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미드필더 사리치가 11미터 지점에 공을 내려놓았다. 그런데 여기서도 이번 시즌 K리그2 개근상 수상자 정민기 골키퍼의 놀라운 슈퍼 세이브가 나왔다. 사리치의 왼발 인사이드 킥 방향을 읽고는 자기 오른쪽으로 몸 날려 기막히게 쳐낸 것이다.

홈 팀 수원 블루윙즈는 이렇게 결정적인 득점 기회들을 날려버렸기 때문에 더 살떨리는 연장전을 뛰어야 했다. 99분에 전진우의 결정적인 헤더 슛까지 크로스바에 맞고 나오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120분 게임이 거의 다 끝나가는 듯 보였다.

그렇게 운명의 승부차기가 눈앞에 떠오르는 순간 왼쪽 측면에서 마나부의 부드러운 크로스가 올라왔다. 교체 선수 강현묵의 머리에 맞고 뜬 공을 향해 오현규가 솟구쳐 1차 헤더 슛을 시도했는데 수비에 막혔고 곧바로 오현규가 농구 리바운드를 잡아내듯 다시 한 번 뛰어올라 헤더 골을 성공시킨 것이다. 연장전 종료 3초 전에 일어난 일이었으니 골문 바로 뒤 수원 블루윙즈 서포터즈들은 믿기 힘든 기적의 극장 결승골에 취해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었다.

연장전 추가 시간도 다 지나고 이동준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린 직후 빅 버드는 눈물 바다가 됐다. 게임을 뛰지는 못했지만 수원 블루윙즈의 맏형 염기훈도 붉은 눈가를 닦으며 그라운드로 내려와 동료들을 일으켜 세웠고, 다크 서클이 짙게 내려온 이병근 감독도 엎드려 눈물을 쏟았다. 그렇게 수원 블루윙즈는 벼랑끝에서 K리그1에 살아남았고, FC 안양의 멋진 K리그1 첫 도전기는 거기서 끝났다. 

2022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결과(10월 29일 오후 2시, 수원 빅 버드)

수원 블루윙즈 2-1 FC 안양 [득점 : 안병준(17분,도움-이기제), 오현규(119분 57초) / 아코스티(54분,도움-주현우)]
- 수원 블루윙즈 K리그1 잔류

수원 블루윙즈 선수들
FW : 오현규, 안병준
MF : 명준재(56분↔전진우/117분↔강현묵), 사리치(85분↔박형진), 이종성, 류승우(56분↔마나부)
DF : 이기제, 불투이스(114분↔양상민), 고명석, 김태환(85분↔장호익)
GK : 양형모

FC 안양 선수들
FW : 백성동, 조나탄, 아코스티
MF : 김동진, 황기욱(46분↔안드리고/118분↔연제민), 홍창범(63분↔김형진), 구대영(46분↔주현우)
DF : 백동규, 이창용(81분↔박재용/100분↔김경중), 박종현
GK : 정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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