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꿈 이룬 '대전 하나시티즌'의 승격 골잔치

심재철 2022. 10. 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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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김천 상무 0-4 대전 하나시티즌

[심재철 기자]

▲ 대전하나시티즌 대전이 김천과의 K리그 승강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득점 이후 기뻐하고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전현직 국가대표들이 즐비한 김천 상무를 상대로 4-0 대승을 이끌어낼 줄은 몰랐다. 꽤 오랫동안 이를 악물고 버틴 대전 하나시티즌이 가장 아름다운 시즌 마지막 게임을 끝마친 것이다. 이제 그들은 2023 시즌에 K리그1 열 두 팀 중 하나로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된 것이다. 8년 만에 K리그1 승격 꿈을 이뤘다.

이민성 감독이 이끌고 있는 대전 하나시티즌이 29일(토) 오후 4시 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2022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김천 상무와의 어웨이 게임을 4-0으로 이기고 홈&어웨이 두 게임 합산 점수 6-1로 2023 시즌 K리그1 승격 팀이 됐다. 반면에 김천 상무는 홈팬들 앞에서 다시 K리그2로 내려가야 하는 운명을 받아들었다.

이진현의 황금 왼발 적중

토요일 오후 김천종합운동장을 찾아온 2918명 공식 관중들 중에서 아마도 절반 가까이는 대전 하나시티즌의 어웨이 팬들 같았다. 8년 만에 1부리그 승격을 원하는 팬들의 간절한 외침이 게임 내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내린 것이다.

어웨이 게임이지만 홈 게임처럼 큰 함성을 받은 대전 하나시티즌 선수들은 지난해 강원 FC를 상대로 치렀던 승강 플레이오프 실패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놀라운 집중력과 멋진 역습 전술을 보여주었다. 31분 만에 첫 골의 물꼬를 튼 대전 하나시티즌의 질주가 거침없이 이어진 것이다. 수요일 저녁에 대전에서 그랬던 것처럼 상대 골키퍼의 실수를 놓치지 않은 판단력이 돋보였다. 서영재의 왼쪽 크로스를 김천 상무 골키퍼 황인재가 동료 센터백 송주훈과 겹치며 바로 잡아내지 못했고, 이진현이 빈 골문에 왼발 발리슛을 정확하게 차 넣은 것이다.

홈 팀 김천 상무의 반격이 예상된 이 게임에서 뜻밖의 실수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만들어낸 셈이다. 54분에도 이진현의 왼발이 대전 하나시티즌의 승격 역사를 점점 더 짙게 확인시켜 주었다. 왼발 감아차기 직접 프리킥이 김천 상무 골문 오른쪽 기둥을 스치며 빨려들어갔다. 내리 두 골을 터뜨린 이진현은 두 게임 합산 스코어 4-1을 만들었기 때문에 경고 카드도 마다않고 유니폼 상의를 벗어던지며 멀리까지 응원온 대전의 축구팬들을 향해 달려가 기쁨을 나눴다.

이렇게 결정적인 점수 차가 벌어지자 남은 후반전 시간은 대전 하나시티즌의 교체 선수들이 맘껏 주름잡으며 승격 골잔치를 엮어냈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배준호 대신 들어간 김인균과 60분에 함께 교체 선수로 나선 김승섭, 신상은이 트리오로 기막히게 뭉쳐 역습 축구를 아름답게 완성시킨 것이다.

74분에 신상은의 왼쪽 측면 역습 드리블에 이은 얼리 크로스에 눈 맞은 김인균이 김천 상무 센터백 송주훈 뒤로 돌아들어가 완벽한 오른발 인사이드 쐐기골을 넣었고,  85분에도 주세종의 날카로운 역습 패스로 시작된 공격이 '신상은-김인균-김승섭' 세 명의 교체 선수로 이어져 멋진 마무리 골을 터뜨렸다. 모든 과정이 완벽했던 대전 하나시티즌의 승격 드라마가 그렇게 완성된 것이다.

홈팬들 앞에서 1골이라도 따라붙기 위해 안간힘을 쓴 김천 상무의 파상 공격이 종료 직전까지 이어졌지만 대전 하나시티즌 선수들은 한 골도 내주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로 온몸을 내던져 막아냈다. 90분 김천 상무 교체 선수 김한길의 골문 바로 앞 강슛이 대전 하나시티즌 이창근 골키퍼 얼굴에 맞아 잠시 기절하기도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곧바로 의식을 되찾아 이를 지켜본 축구팬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몰아쉬었다.

이렇게 대전 하나시티즌은 올 시즌 K리그2 준우승 팀 자격으로 나선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멋지게 날아올라 8년 만에 다시 최고의 리그 12팀 목록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게 되었고, 핵심 선수들이 전입-전역을 반복하는 팀 운명을 이겨내지 못한 김천 상무는 1년만에 다시 K리그2로 미끄러졌다.

2022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결과(10월 29일 오후 4시, 김천 종합)

김천 상무 0-4 대전 하나시티즌 [득점 : 이진현(31분), 이진현(54분), 김인균(74분,도움-신상은), 김승섭(85분,도움-김인균)]
- 홈&어웨이 두 게임 합산 점수 6-1로 대전 하나시티즌 2023 K리그1 승격 / 김천 상무 K리그2 강등

김천 상무 선수들
FW : 이준석(46분↔김경민), 김지현, 권창훈(46분↔김한길)
MF : 이영재, 문지환, 고승범(86분↔윤석주)
DF : 강윤성, 송주훈, 박지수, 정동윤(86분↔이유현)
GK : 황인재

대전 하나시티즌 선수들
FW : 레안드로(60분↔김승섭), 공민현(60분↔신상은), 배준호(46분↔김인균)
MF : 이진현, 이현식, 주세종(87분↔임덕근)
DF : 서영재, 김재우, 조유민, 김민덕
GK : 이창근

2023 K리그1 팀 구성
울산 현대,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 인천 유나이티드 FC, 제주 유나이티드, 강원 FC, 수원 FC, 대구 FC, FC 서울, 수원 블루윙즈, 승격 2팀(광주 FC, 대전 하나시티즌)

2023 K리그2 팀 구성
FC 안양, 경남 FC, 부천 FC 1995, 충남 아산 FC, 서울 이랜드 FC, 김포 FC, 안산 그리너스, 부산 아이파크, 전남 드래곤즈, 강등 2팀(김천 상무, 성남 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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