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신호 없는 코스피 '기술적 반등' 일뿐…"이번주 추격 매수하지 마라"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번 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방향 전환(피벗) 기대감에 따른 기술적 반등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아직 바닥 신호가 나오지 않은 만큼, 추격 매수보다는 위험 관리를 하면서 관망 자세를 취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조언을 내놨다.
30일 증권업계는 이번 주(10월31일~11월4일) 코스피 밴드를 2200~2340선으로 제시했다. 잠시 쉬어갈 만한 타이밍일 뿐,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지난주 반등에 성공했고, 이번 주에도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지만, 추세의 전환이라고 보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의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 발표를 앞두고 관망심리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은 Fed의 피벗 기대에 따른 기술적 반등 구간이라고 판단한다"면서 "Fed의 금리인상으로 인한 실물경제 둔화와 신용리스크 점증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상황이 일단락되기 위해서는 경기 바닥이 가늠되거나 한계기업의 파산이 나타나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이 진행되는 바닥 신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하지만 바닥 신호 없이 Fed 정책 전환 기대가 먼저 올라온 상황이어서 추세 전환이라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의 기술적 반등은 낙폭의 50% 내외인 경우가 많은데 8월 고점 대비 주가 낙폭을 감안하면 추가 상승 여력이 커 보이지는 않아 추격 매수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음 달 3일 새벽 3시(한국시간) 예정된 11월 FOMC를 두고 관망 심리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속도조절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경우 증시 반등은 지속되고, 단기 오버슈팅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11월 FOMC 회의 이후 12월 FOMC 금리인상 확률 변화가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의 단기 향배를 결정지을 것"이라면서 "속도 조절 이슈가 공식화되면서 50베이시스포인트 금리인상 확률이 레벨업되고, 아직은 8% 수준에 불과한 25베이시스포인트 금리인상 확률이 상승하는지 여부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 경우 단기적으로는 경제지표 부진,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시화로 이어지면서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 기술적 반등, 데드 캣 바운스(Dead Cat Bounce·되돌림 현상)가 좀 더 이어질 전망"이라면서 "당분간 코스피는 2300선을 저항으로 2200~2300선 박스권 등락이 가능하며 이 과정에서 빠른 순환매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추격 매수는 부담"이라고 조언했다.
한재혁 하나증권 연구원 역시 "FOMC 전까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벗어나는 경제지표의 발표가 없다면 생각보다 강한 시장의 기대감에 긴축 우려와 관련된 시장의 쇼크는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투자심리는 일시적으로 개선될 여지가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은 되지 않은 상태다. 큰 그림으로 보면 하방 압력은 지속될 것이기에 긴 시계열의 투자를 지향하는 매수는 리스크가 높으며 FOMC까지 매크로 이슈들이 잠시 소강상태에 들어간 지금 단기적 트레이딩 전략이 유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도 "최근 글로벌 정책금리의 가파른 인상 기조 속에 유동성 경색 우려가 수시로 부각되면서 금리 인상 속도조절 기대가 형성 중"이라며 "12월 FOMC에서의 속도조절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최종 금리 수준에 대한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면서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권고했다.
더불어 최근 금융권의 자금시장 경색과 관련한 우려가 코스피의 상방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회사채 발행 규모는 16조4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20% 감소했다. 연초 2% 중후반이었던 우량 회사채(AA등급·3년) 금리가 5%대로 급등하면서 기업들이 회사채 발행을 망설인 영향으로 분석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원도 미지급 사태의 후폭풍이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차환 이슈를 넘어 우량 기업어음(CP) 조달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며 단기 자금시장 경색의 우려가 커진 상황"이라며 "주식시장 입장에서도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증가하고, 자금경색 가능성이 지속되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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