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속 용어]생존확률 3배 이상…이태원참사로 재조명받는 CPR(심폐소생술)

공병선 2022. 10. 30.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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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공병선 기자] 29일 밤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30일 오전 6시30분 현재 사망 149명·중상 19명·경상 57명 등 22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추가적인 사상을 막을 수 있던 것은 현장에 도착한 구조대와 경찰, 시민들의 심폐소생술(CPR, Cardio Pulmonary Resuscitation)이었다.

대한심폐소생협회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혈액 공급이 4-5분만 중단돼도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심폐소생술은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인공적으로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응급치료법이다. 심폐소생술은 심장이 마비된 상태에서도 혈액을 순환시켜, 뇌의 손상을 지연시키고 심장이 마비 상태로부터 회복하는데 결정적인 도움을 준다. 심장마비를 목격한 사람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하게 되면 심폐소생술을 시행하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장마비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이 3배 이상 높아진다. 심폐소생술을 효과적으로 시행하면 그렇지 않은 경우에 비해 심장마비 환자의 생존율이 3배 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8월 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방공 대피훈련에서 심폐소생술을 체험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심폐소생술로 심정지 사람을 살리는 일은 많다. 지난 14일 고령의 남성이 강남구 한 건물에 쓰러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건물을 출입하던 사람들과 거리를 지나던 이들은 이 남성의 상태를 알지 못했다. 간호사 경력이 있었던 수서경찰서 소속 한 순경이 지체없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곧바로 도착한 119 구급대와 함께 응급조치를 이어갔고, 인근 병원으로 이송된 남성은 의식을 되찾았다. 같은달 16일에는 올해 간호대학을 졸업한 새내기 간호사가 길에서 심정지로 쓰러진 50대 여성을 심폐소생술로 구했다. 제주에 거주하는 김종근씨는 지난 4월 함께 축구를 하던 홍모씨가 갑자기 쓰러지자 즉각 달려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김씨는 5분 넘게 심폐소생술을 진행했고, 홍씨는 구급대가 도착한 후 호흡을 회복했다.

일반인의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장 먼저 반응의 확인이다. 현장의 안전을 확인한 뒤에 환자에게 다가가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큰 목소리로 "여보세요, 괜찮으세요?" 라고 물어본다. 의식이 있다면 환자는 대답을 하거나 움직이거나 또는 신음 소리를 내는 것과 같은 반응을 나타낸다. 반응이 없다면 심정지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해야 한다. 환자의 반응이 없다면 즉시 큰 소리로 주변 사람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경우에는 직접 119에 신고한다. 만약 주위에 심장충격기(자동제세동기)가 비치되어 있다면 즉시 가져와 사용해야 한다. 심폐소생술에 익숙하지 않은 일반인은 신속하게 119에 신고함으로써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고를 접수한 구급상황(상담)요원은 전화를 스피커폰 상태로 전환시킨 뒤에 신고자가 심정지 상태를 확인하고 가슴압박 소생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다음으로는 쓰러진 환자의 얼굴과 가슴을 10초 이내로 관찰하여 호흡이 있는지를 확인한다. 환자의 호흡이 없거나 비정상적이라면 심정지가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일반인은 비정상적인 호흡 상태를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기 때문에 구급상황(상담)요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가슴압박 시행을 위해서는 환자를 바닥이 단단하고 평평한 곳에 등을 대고 눕힌 뒤에 가슴뼈(흉골)의 아래쪽 절반 부위에 깍지를 낀 두 손의 손바닥 뒤꿈치를 댄다. 손가락이 가슴에 닿지 않도록 주의하면서, 양팔을 쭉 편 상태로 체중을 실어서 환자의 몸과 수직이 되도록 가슴을 압박하고, 압박된 가슴은 완전히 이완되도록 한다. 가슴 압박은 성인에서 분당 100~120회의 속도와 약 5cm 깊이(소아 4~5 cm)로 강하고 빠르게 시행한다. ‘하나’, ‘둘’, ‘셋’, ..., ‘서른’하고 세어가면서 규칙적으로 시행하며, 환자가 회복되거나 119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지속한다. 심정지 초기에는 가슴압박만을 시행하는 가슴압박 소생술과 인공호흡을 함께 실시하는 심폐소생술의 효과가 비슷하기 때문에 일반인 목격자는 지체 없이 가슴압박 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가슴압박 소생술을 시행하던 중에 환자가 소리를 내거나 움직이면, 호흡도 회복되었는지 확인한다. 호흡이 회복되었다면, 환자를 옆으로 돌려 눕혀 기도(숨길)가 막히는 것을 예방한다. 그 후 환자의 반응과 호흡을 관찰해야 한다. 환자의 반응과 정상적인 호흡이 없어진다면 심정지가 재발한 것이므로 신속히 가슴압박과 인공호흡을 다시 시작한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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