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신세계에 자존심 상했다…겨울 다가오자 벼르는 롯데
지난 28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앞. 백화점 입구와 외벽에 커다란 조형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성(城) 모양의 구조물에 크리스마스를 연상시키는 초록색 풀과 트리, 전구 등이 장식돼 있었고 ‘11월 3일 오픈한다’는 공지도 함께였다. 롯데백화점이 연말을 맞아 준비 중인 크리스마스 장식이다.
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들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첫 연말을 맞아 외관 꾸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지난해 화려한 영상으로 화제 몰이에 성공한 신세계백화점 본점이 MZ세대 사이에서 ‘인증샷 성지’가 되자 롯데백화점도 자존심 회복을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두 백화점의 본점이 자리한 서울 도심에서 올해는 어디가 최고의 명소로 떠오를지 주목된다.
유통 1번가 롯데 ‘자존심 회복’
외부 인테리어 공개는 롯데백화점이 먼저 한다. 다음 달 3일 ‘크리스마스 드림 모먼트’를 주제로 한 데코를 선보인다. 고객들이 꿈꿔온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그대로 구현한다는 목표다. 본점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32개 전점에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주변도 대형 트리 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장식 대전’에서 신세계백화점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은 롯데백화점은 올해 다양한 조형물과 영상으로 만회하겠단 각오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정준호 대표와 정의정 비주얼부문장이 취임한 후 처음 선보이는 크리스마스 데코인 만큼 기존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신세계 “경쟁자는 지난해 신세계”
지난해 본점 외벽 전체를 서커스 테마로 꾸며 화제를 모았던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연출 주제에 대해 ‘철통 보안’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도 외벽에 LED를 비춰 영상을 표현하는 ‘미디어 파사드’ 형식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고조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은 ‘경쟁자는 지난해의 신세계’라는 입장이다. 신세계는 지난해 140만 개의 LED 칩을 이용한 3분 14초짜리 영상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움직이는 리본 위에서 외줄타기 하는 모습, 스노우볼 안의 본점 본관 모습 등이 펼쳐지며 큰 호응을 얻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담당 부서가 올해도 시민들에게 위로를 전하기 위해 ‘1년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며, 다음 달 중 공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말 백화점들의 ‘비주얼 경쟁’은 예년부터 이어져 왔지만,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주목을 받자 경쟁이 더 심화하는 모양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 내에 사운즈포레스트와 무역센터점 정문 광장에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와 통나무집, 조명 등 다양한 조형물로 구성한 ‘H빌리지’를 지난 27일 전시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단순 전시가 아닌 고객이 머물고, 즐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최선을 기자 choi.sune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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