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 여성 총리에 ‘미스터(Mr)’ 호칭 쓰려다…

김현정 2022. 10. 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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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의 공식 직함에 남성에게 붙이는 호칭인 '미스터(Mr)'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본인의 거부로 곧바로 무산됐다.

2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총리실은 정부 기관 등에 보낸 공문을 통해 멜로니 총리의 공식 직함에 남성형 존칭인 '시뇨르(Signor)'나 미스터를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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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공식 직함에 ‘시뇨르’·‘미스터’ 사용하려다 철회
“의전 전문가 권고 있었으나 총리 본인이 원치 않아”
2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하원에서 연설 중인 조르자 멜로니 총리.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이탈리아 첫 여성 총리인 조르자 멜로니의 공식 직함에 남성에게 붙이는 호칭인 '미스터(Mr)'를 사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으나 본인의 거부로 곧바로 무산됐다.

2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이날 이탈리아 총리실은 정부 기관 등에 보낸 공문을 통해 멜로니 총리의 공식 직함에 남성형 존칭인 '시뇨르(Signor)'나 미스터를 사용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총리실은 같은 날 다시 공문을 보내 앞서 발송한 공문을 무시하라며 '그와 같은 호칭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 입장을 번복했다.

총리실이 밝힌 이유는 "의전 전문가들이 총리의 공식 직함을 '미스터 프레지던트'로 할 것을 권유했지만, 멜로니 총리가 이를 원치 않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 이탈리아 역사상 첫 여성 총리가 부임하면서 지금껏 경험해 보지 않은 의전상 호칭 문제가 생겨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멜로니 총리는 지난 23일 취임 후 발표한 첫 성명의 제목에서도 총리를 지칭할 때 여성형 정관사 '라(la)' 가 아닌 남성형 정관사 '일(il)'을 사용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앞서 그는 지난달 25일 선거에서 승리한 후 자신의 총리 공식 직함에서 남성형 정관사를 사용하겠다고 발표해 페미니스트들을 화나게 만들었다.

첫 여성 총리의 탄생을 두고 '이탈리아 여성 정치인들의 유리천장이 깨졌다'는 평가를 내리는 이들도 있지만 멜로니 총리는 여성에 우호적이지 않다. 그는 여성이 공로를 통해 정상에 올라와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이사회와 의회에서의 여성 할당제에 반대한다. 실제로도 그가 구성한 새로운 내각의 관료 24명 중 여성은 단 6명뿐이다.

한편 멜로니 총리는 사실혼 관계인 4살 연하남 안드레아 잠브루노와의 사이에 6살 난 딸 한 명을 두고 있다. 이탈리아 언론들은 잠브루노에게 '퍼스트 젠틀맨'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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