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본 네거티브’ 외치는 네이버…전기차만 탄다
앞선 RE100(재생에너지 100%) 가입에 이어 또 한 번의 친환경 경영 행보다. 2020년 선언한 ‘2040 카본 네거티브’ 계획의 일환이다. 카본 네거티브는 탄소중립보다 적극적인 친환경 전략이다. 탄소 중립은 온실가스 순 배출량 ‘0’을 의미하지만, 카본 네거티브는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 이하로 만들겠다는 개념이다.
네이버가 처한 상황을 보면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다. 네이버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자체 전기 사용량이 많은 데다 중단이 불가하다. 계속 가동되는 만큼 전력 소모량이 크다. 이 때문에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 중 하나로 꼽힌다.
네이버 지속 가능 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네이버 직·간접 탄소 배출량(Scope1·Scope2)은 7만8872t으로 나타났다. 이 중 데이터센터 ‘각 춘천’에서만 6만9329t의 탄소가 배출됐다. 전체 87.9%에 달한다.
앞으로가 문제다. 네이버는 두 번째 데이터센터 ‘각 세종’도 건설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중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각 세종 총 면적은 29만3697㎡이다. 각 춘천보다 6배 이상 넓다. 10만대 이상의 서버 운영이 가능하다. 그만큼 탄소 배출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탄소 배출 증가는 재무적 부담으로도 이어진다. 상·벌 시스템이 명확한 탄소 배출권 거래제도(ETS) 구조 때문이다.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기업은 더 많은 비용을 써서 탄소 배출권을 구매해야 하고, 덜 배출하는 기업은 남는 탄소 배출권을 팔아 돈을 벌 수 있다. 신규 데이터센터 구축으로 탄소 배출량이 늘어날 네이버 입장에서 ETS는 벌에 가깝다.
네이버도 이를 우려한다. 네이버는 2021 TCFD 보고서에서 “네이버는 향후 배출량 증가 추이를 예상, 각 세종 준공 이후 배출권 미확보 시 재무적 부담이 2030년까지 누적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네이버가 수립한 탄소 감축 로드맵을 성공적으로 이행하면 온실가스 배출권 구매로 인한 잠재적인 재무적 부담은 지속 경감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최창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