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6조원에 달하는 ‘블루오션’ 해외 ODA…코이카 “중소기업 해외 진출 도와드려요”
韓 기업, 정보·전문인력 없어 고전…유엔 진출도 미·중·인도에 뒤져
코이카, ‘해외 ODA 기업 진출 지원센터’ 열고 본격적으로 지원 나서
기업에도 해외 ODA가 매력적이지만 정보를 구하기 힘들다는 게 고질적인 이슈였다. 원조 사업 특성상 개발도상국의 현지 상황이나 국제입찰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해외 진출에 대한 의지만으로 도전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었다. 실제 한국 기업들은 ▲원조 사업 수행 경험을 가진 전문인력 부족 ▲국제 원조 시장에 대한 정보력과 입찰 절차에 대한 이해 부족 ▲인식 부족을 해외 진출 어려움으로 꼽았다.
한국 기업 진출 속도도 더뎠다. 2021년 기준 유엔 조달 시스템에 벤더로 등록한 한국 기업은 총 3042개사다. 이 가운데 수주에 성공한 기업은 245개사에 불과했다. 국제 조달 시장의 ‘큰손’ 유엔이 원조를 위해 조달하는 분야만 2017년 186억달러에서 2021년 295억달러로 60% 급증했지만, 한국 기업의 유엔 진출 실적은 3억2000만달러로 1%에 불과한 실정이다. 미국, 중국, 인도 기업에 비해 한참 뒤처진다.
이런 현실을 감안해 한국 무상원조기관인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가 ‘해외 ODA 기업 진출 지원센터(KODABIZ)’를 열고 본격적으로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국내 기업이 코이카에서 진행하는 중소 규모의 사업을 수주한 뒤, 국제적인 대형 프로젝트 사업으로 진출하도록 돕는 전략적 접근법이다. 지난 30년간 국내외 기업과 원조 사업을 수행해온 코이카는 46개국에서 해외 사무소를 운영하며 현지와 국제기구 등의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ODA 기업 진출 지원센터’에서는 코이카의 ODA 사업 참여 전략을 비롯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코트라(KOTRA) 등 국내 타 기관에서 진행하는 해외 공공 조달 시장 진출을 지원한다. 아울러 세계은행(World Bank), UN 등 주요 해외 원조기관 입찰 참여 전략을 제공하는 등, 해외 ODA 시장 진출을 위한 전반적인 컨설팅을 제공한다.
중소기업은 한국 공공기관이 추진하는 사업을 통해 원조 시장에 진출하고 현장 경험을 쌓는다. 동시에 현지 문화를 습득하고 네트워킹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를 발판 삼아 한국 중소기업이 더 큰 시장으로 진출하도록 이끈다는 게 코이카 전략이다. 코이카를 통한 수행한 현지 사업 경험은 국제기구에서 공신력 있는 실적으로 인정받는다.
임시로 문을 열었던 지난해는 국내 기업 21곳과 해외 우량 벤더 19곳을 대상으로 총 45건의 1:1 매칭상담회를 주선했다. 그 결과, 한국 기업 4곳이 세계은행,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독일 국제협력공사(GIZ)에서 발주한 교통 인프라 컨설팅, 지리정보 시스템, 스마트팜 등 분야에서 112만달러의 수주 실적을 냈다.
해외 ODA 기업 진출 지원센터에서는 등록사에 한해 주 1회 해외 ODA 국제 입찰 정보를 제공한다. 원조 기관별 최근 3년간 사업 발주 트렌드와 향후 5년 내 착수 예정인 국가협력전략 기반의 유망 프로젝트(기후변화·환경, 보건 의료 분야 중심)를 분석한 정보를 제공, 한국 기업의 입찰 가능성을 높일 예정이다.
또한 해외 시장 진출 역량과 성장 가능성을 보유한 기업 20개 안팎을 ‘중점지원기업’으로 선정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내년 중점지원기업은 2023년 1~2월 중 선정한다.
지난해 해외 ODA 기업 진출 지원센터 중점지원기업에 선정됐던 희성폴리머의 김재경 국제개발팀 부장은 “센터 교육은 단순 입찰정보 제공 위주의 타 교육과 달리 입찰제안서 작성과 수주에 도움이 되는 실무 포인트 등을 제공한다”며 “올해 11건의 UN 사업 수주로 470만달러 규모의 납품을 진행하는 등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이윤영 코이카 사회적가치경영본부 이사는 “중견·중소기업 간 협력 모델 수립으로 상생을 이루려고 한다”며 “코이카의 해외 ODA 사업 경험이 반영된 전문가 그룹 ‘동반성장 추진단’을 출범시켜 중소기업 해외 진출을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명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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