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위기에도 돋보인 3세 경영…김동관·정기선, '친환경 드라이브' 빛봤다
복합위기속에서도 호실적…3세 경영자 유연한 리더십 성과
[아시아경제 정동훈 기자] 올해 3분기 재계 3세 경영인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30~40대 젊은 경영자인 이들은 고환율·고금리·고물가 복합위기 상황에서도 친환경 산업 훈풍에 올라타 이를 실적으로 증명해 냈다. 그간 그룹의 중심축이었던 굴뚝산업에 의존하지 않고 이를 지속가능한 경영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혁신의 기치를 먼저 들고 있는 것이 이들 3세 경영자들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한국조선해양 대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김동관 부회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한화솔루션은 올해 3분기에 태양광 모듈 판매호조로 2020년 1월 통합 법인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영업이익 3484억원, 매출 3조3657억원을 기록했다. 김 부회장이 승진한 이후 맞이한 첫 성적표로써 합격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30.4% 늘었고, 영업이익은 95.3%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지난 2분기(2777억원)에 이어 2분기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정기선 사장이 이끄는 HD현대 역시 2분기 연속 조단위 영업이익을 내며 불황 속에서도 반전을 보였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인 HD현대가 2분기 연속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HD현대는 27일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7조 2872억 원, 영업이익 1조71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은 137.5%, 영업이익은 255.2% 증가했다.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과 각국의 금리 인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확산되는 가운데에서도 전 분기에 이어 1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특히 흑자 전환한 조선 부문을 비롯해 현대오일뱅크, 현대제뉴인, 현대일렉트릭, 현대글로벌서비스, 현대로보틱스 등 전 계열사가 흑자를 달성했다.
◆실적 개화한 태양광 신사업…김동관 리더십 증명=두 경영자의 공통 분모는 친환경 드라이브다. 그룹의 모태인 방산·석유화학(한화), 조선(현대중공업)에 안주하지 않고 이들은 전세계적인 탄소 중립 흐름에 유연하면서도 강한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김동관 부회장은 일찌감치 태양광 신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경영 능력을 검증 받은 데 이어 이를 실적으로 꽃피우고 있다. 김 부회장은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한화큐셀 상무로 근무한 뒤 같은 해 12월 곧바로 전무로 승진했다. 이어 2019년 부사장에 이어 2020년 9월 한화솔루션 사장에 올랐다.
한화솔루션 내 큐셀부문(태양광 사업 자회사)이 미국과 유럽시장을 발빠르게 선점했던 데에 김 부회장의 역할이 컸다.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 등 미국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고 유럽에서 활발하게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은 이들 지역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간파하고 사업 역량을 집중한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신재생 에너지 부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이 61% 증가한 1조3316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이 1972억원으로흑자 전환했다. 신재생 에너지 부문은 원재료비 상승과 물류비 부담으로 지난 1분기까지 6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 2분기 소폭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3분기에는 사상 최대 이익 기록을 경신했다.
전 세계적으로 탄소 중립 활동과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한화솔루션의 주력 시장인 미국·유럽 등에서 공급 부족 현상이 생길 정도로 태양광 모듈 판매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태양광 모듈 평균 판매가(ASP)가 상대적으로 높은 미국 주거용과 상업용 태양광 시장에서 지난 2분기까지 각각 16분기와 11분기 연속 점유율 1위 자리를 차지했으며, 올해 3분기에도 1위 수성이 유력한 상황이다.
◆에너지 위기속 LNG선 두각·친환경 화학 소재 확대…위기에 강한 HD현대=반전 실적을 보인 HD현대는 주요 사업 부문별로는,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비중확대, 환율 상승과 지속적인 원가절감 노력 등에 힘입어 흑자전환에 성공한 조선 부문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
한국조선해양은 3분기 매출 4조2644억원, 영업이익 1888억원의 실적을 발표했다. 하기 휴가 등으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와 더불어 전 세계적 인플레이션 국면 등 어려운 대외 경영환경 속에서도 선박 포트폴리오 개선, 꾸준한 원가절감 및 공정 효율화 노력 등에 힘입어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전년 동기 대비해서도 매출은 19.9%, 영업이익은 33.2% 증가했다.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이 급락해 실적 우려를 낳았던 현대오일뱅크는 친환경 화학 소재 사업을 앞세우며 호실적을 보였다. 현대오일뱅크는 매출 10조 2831억원, 영업이익 7022억 원을 기록했다. 수요 둔화에 따른 정제마진 하락과 유가 하락으로 인한 재고평가 손실 등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305.6% 증가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향후 최근 준공한 HPC공장을 중심으로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을 강화하는 한편, 내년 3분기 완공을 목표로 차세대 바이오디젤 공장 건설에 투자하는 등 친환경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갈 계획이다.
정 사장은 지난해 10월 사장 승진을 통해 본격적인 경영 행보를 시작했으며, 지난 3월 지주사인 HD현대,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이 기간 동안 그는 '미래 개척자' 도약이라는 비전을 앞세워 자율운항, 친환경 선박·건설기계, R&D(연구개발) 역량 강화를 꾀하며 조선·건설기계 부문의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향후 5년간 친환경 R&D에 총 7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선 사업 분야에선 친환경 선박기자재, 탄소 포집 기술, 수소·암모니아 추진선 등 수소 운송을 위한 종합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정동훈 기자 ho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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