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다 신고 빈민촌 간 男…'1조 슈퍼리치' 총리 때리는 英
가족 재산이 1조원이 넘어 이른바 ‘슈퍼리치’로 불리는 리시 수낵 신임 영국 총리에 대해 야당 등 반대 세력을 중심으로 영국 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수낵 총리 일가의 재산은 7억3800만 파운드(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영국 매체 선데이타임스가 집계했다.
수낵 총리 재산에서는 재벌가 출신 부인인 아크샤타 무르티의 비중이 크다. 무르티는 부친이 세운 인도 기술 대기업 '인포시스' 지분 1% 정도를 소유했다.
다만 수낵 총리는 태생부터 '금수저'였다기보다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 금융계로 진출해 골드만삭스, 헤지펀드 업계에서 경력을 쌓아 자수성가한 쪽에 가깝다.
수낵 총리는 과거 의사인 아버지와 약사인 어머니가 그에게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받게 해주려고 열심히 일했으며, 이로 인해 자신이 현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실제로 그는 8월 차기 총리 선거에 출마하면서 "나는 부모님께서 내게 해주신 것을 사과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래서 나는 모두에게 이런 기회를 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그의 재산을 두고 곱지 않은 눈초리가 쏠리는 것은 그가 자신의 배경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비판론의 핵심도, 이러한 배경이 수낵 총리를 영국 대중과 갈라놓는다는 것이다.
이미 야당에서는 대놓고 그의 재산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동당은 지난 26일, 수낵 총리 일가 재산에 대해 국립 의료 시설에서 일하는 간호사가 2만년을 일해야 쌓을 수 있는 재산이라고 말했다.
정치 평론가들도 특히 경제가 어려운 때에는 수낵 총리의 재산이 집중 조명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단 이런 배경이 그의 정치적 인기나 정책 추진에 변수가 될지를 놓고는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린 의견이 나온다.
킹스칼리지 런던의 정치행정학 교수인 버넌 보그다노는 "그의 재산이 변수가 될 것"이라며 "그가 지출 삭감에 따른 고통을 분배하는 과정에서 자신이 취약 계층의 호소에 민감하다는 것을 입증하려면 덜 부자인 누군가보다 더 나아가야 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노동당 대표인 키어스타머는 26일 하원에서 수낵 총리에게 이른바 '비거주 과세 규정'을 철폐할 것인지 질의했다.
이 규정은 영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이 해외 소득에 대해서는 영국 과세를 받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사실상 수낵 총리 부인인 무르티를 겨냥해 돌직구를 날린 것이다.
앞서 영국 신문 ‘인디펜던트’는 수낵 총리 부인이 이 규정의 수혜자라고 보도했는데, 이로 인해수낵 지지도가 하락했던 바 있다.
하원에서 수낵 총리는 이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노동당은 영국 경기 침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앞으로도 수낵 총리의 재산을 도마 위에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수낵 총리와 그가 속한 보수당은 그의 은행 계좌가 아니라 그의 행동이 중요한 것이라며 이런 비판론에 맞서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국 정치 평론가인 윈 그랜트는 "상황이 나쁘게 돌아간다면 수낵 총리의 재산이 화두가 되겠지만, 상황이 꽤 잘 돌아간다면 이슈가 덜 될 것"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수낵 총리의 부동산 보유도 관심사다.
그의 가족은 런던에서도 부촌인 켄싱턴에 아파트 한 채, 침실 5개가 달린 주택 한 채를 소유하고 있으며, 잉글랜드 북부에 수백 년 된 저택 한 채, 미 캘리포니아에 펜트하우스 한 채도 있다.
평소 명품 신발, 옷 등을 애용하는데, 이 또한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수낵 총리는 영국 빈민가 중 한 곳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탈리아 명품 구두 프라다 신발을 신은 모습이 SNS에서 화제가 됐다. 이밖에 한 벌에 수천 달러인 런던 양복점 '새빌 로' 정장을 입은 모습도 눈길을 끌었던 바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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