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서 감춘 상륙훈련 공개…호국훈련 막판 SRBM 2발 쏜 北
북한이 28일 낮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또 동해로 쐈다. 지난 17일부터 시작한 대규모 야외 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의 마지막 날 다시 도발한 셈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8일 오전 11시 59분부터 19분 간격으로 강원도 통천군 일대에서 SRBM 두 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한ㆍ미 군 당국은 두 발 모두 약 24㎞ 고도로 약 230㎞를 비행한 것으로 탐지했다. 속도는 약 마하 5(음속의 5배)로 파악됐다.
군 소식통들에 따르면 북한이 쏜 미사일들은 함경북도 길주군의 동해상 무인도인 ‘알섬’을 향해 발사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미사일 전문가인 권용수 전 국방대 교수는 “사거리 등 비행 특성이나 과거 사례와 비교할 때 지대지미사일인 KN-24(북한판 에이태큼스)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는 지난 14일 이후 2주 만이다. 당시 북한은 한ㆍ미의 다연장로켓(MLRS) 사격훈련을 빌미로 전날인 13일 밤부터 14일 새벽까지 4시간 37분간 포사격과 군용기의 전술조치선 침범, SRBM 1발 발사 등 동시 다발적인 무력시위에 나섰다. 이때 북한이 쏜 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으로 추정됐다.
앞서 북한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기념일에 맞춰 지난달 25일부터 보름간 실시했던 미사일 발사를 “전술핵 운용부대의 군사훈련”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KN-23ㆍKN-24 등 한국 전역을 사정권에 둔 여러 미사일의 발사 장면도 공개하며 핵미사일 위협 수위를 끌어올렸다.
이후 북한은 한ㆍ미의 사격훈련과 호국훈련 등을 빌미로 다양한 추가 공세를 보였다. 호국훈련 직후인 지난 18일 밤부터 19일 낮까지는 동ㆍ서해안에서 350여발의 포탄을 쐈다.
이어 지난 24일 새벽엔 북한군의 위장선으로 보이는 화물선 1척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해군 함정이 경고 사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북한은 또 이를 빌미로 백령도에서 약 15㎞ 떨어진 장산곶(황해남도) 일대에서 방사포(다연장로켓의 북한식 표현) 10발도 쐈다.
이를 포함해 북한이 최근 발사한 포탄은 거의 모두 ‘9ㆍ19 남북 군사합의’에서 설정한 NLL 이북 해상완충구역에 떨어졌다. 군 당국은 “명백한 합의 위반”이라며 여러 차례 대북 통지문을 보냈지만, 아직 북측에서 답이 없는 상태다.
"복합 도발로 긴장 이어가"
현 정부 들어 처음 진행한 호국훈련은 이전보다 규모가 컸다.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해군이 실시한 ‘서해합동훈련’에는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A-10 공격기 등 미측 전력도 참가했다.
또 정부는 4년 만에 해병대의 대규모 상륙훈련도 전격 공개했다. 유사시 적진 후방을 기습하는 상륙작전은 공세적인 성격을 띤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선 남북대화를 이유로 북한이 민감하게 생각하는 상륙훈련 현장을 한동안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은 인민군 총참모부 성명이나 대외 선전매체 등을 통해 호국훈련을 “북침 전쟁 연습”이라고 맹비난하며 잇따른 도발의 이유로 삼았다.
이와 관련,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최근 ‘복합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한반도 긴장을 점점 더 끌어올려 벼랑 끝으로 몰고 가려는 것”이라며 “7차 핵실험을 할 때까지 각종 도발로 긴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ㆍ미 군 당국은 오는 31일부터 닷새간 일정으로 실시하는 대규모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을 빌미로 북한이 또 다른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공군의 F-35A, 미 해병대의 F-35B 스텔스 전투기 등 240여대의 군용기가 동원되는 훈련인 만큼 북한이 군사적으로 대응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박 교수는 “연합공중훈련 기간에는 한ㆍ미의 감시ㆍ정찰 자산이 강화되는 만큼 북한이 섣불리 7차 핵실험을 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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