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시각] 시진핑엔 없고 수낵에겐 있는 것

박병희 2022. 10. 28. 13:1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은 흥미로웠다.

측근 정치에 대한 불만과 불안감이 표출됐다고나 할까.

반면 같은 날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새 총리로 확정한 영국 금융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시 주석과 달리 측근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3연임 측근정치 불안감…中 관련 증시 폭락·시총 증발
통합 강조한 英 수낵·伊 멜로니…금융시장도 환영·지지 안정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지난 24일(현지시간) 세계 금융시장의 흐름은 흥미로웠다. 측근 정치에 대한 불만과 불안감이 표출됐다고나 할까.

이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02% 급락했다. 홍콩 H지수는 7.30% 주저앉았고 뉴욕 증시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아예 14.43% 폭락했다. 나스닥 골든 드래곤 차이나 지수는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로 구성된 지수인데 이날 하루에만 734억달러(약 103조8096억원)의 시가 총액이 사라졌다.

앞서 주말 동안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하면서 폐막했기 때문이다. 시 주석을 포함해 향후 5년 중국을 이끌 7명 상무위원이 모두 시 주석의 측근인 ‘시자쥔’들로 채워지면서 1인 독재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다.

반면 같은 날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을 새 총리로 확정한 영국 금융시장은 강세를 보였다. 영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0.31%포인트 급락하고 런던 증시 FTSE100 지수도 0.63% 올랐다. 수낵은 총리로 확정된 뒤 첫 연설에서 분열된 당의 통합을 강조했고 자신에 대한 지지 여부와 상관없이 역량있는 인사들로 내각을 꾸리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과 달리 측근을 고집하지 않겠다고 강조한 것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이날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MIB 지수도 소폭이나마 0.2% 올랐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0.19%포인트 하락하며 주말 공식 취임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를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멜로니는 이탈리아에서 100년 만에 등장한 극우 정당의 총리지만 상대편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과거 이탈리아가 영국처럼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금은 의견을 바꿔 이탈리아는 EU의 확실한 일원이라고 말한다. 특히 유럽에 에너지 위기를 초래한 러시아에 맞서기 위해 EU가 더 통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돌이켜 보면 수낵의 전임인 리즈 트러스의 실패 원인은 소통 부재에 있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트러스 내각이 발표됐을 때 경쟁자였던 수낵 측 인사들이 모두 배제됐다고 꼬집었다. 트러스도 측근 정치를 고집했던 셈이다. 트러스 사임의 결정적 원인이 된 감세안도 재정 문제를 지적한 반대 의견을 경청하지 않은 결과였다.

트러스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면이 없지 않을 것이다. 법인세의 경우 사실 장기간 저성장 국면이 이어지면서 전 세계가 법인세 인하 경쟁을 벌였다. 오죽하면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중심으로 인하 경쟁을 그만두고 최저 법인세율을 도입하자는 제안이 나왔을까. 게다가 트러스는 법인세를 낮추겠다는 것도 아니고 올리려던 계획을 백지화하겠다는 것일 뿐이었다.

또한 최근 영국 금융시장 혼란의 주요 원인은 연기금의 파생상품 투자에서 비롯됐다. 파생상품은 그 특성상 투기 세력과 연관됐을 가능성이 높다. 영국은 30년 전 헤지펀드 거물 조지 소로스의 공격에 호되게 당한 트라우마도 있지 않은가. 많은 매체가 연기금의 파생상품 투자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트러스는 억울했는지 마지막 순간까지 사과하지 않았고 영국 매체는 이러한 그의 태도를 비판했다. 끝까지 소통하지 않은 트러스에게는 역대 최단명 총리라는 오명만 남았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