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파운드의 몰락…금융메카 위상 떨어지는 런던

박병희 2022. 10. 28.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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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금융시장이 세계 외환과 장외 파생상품 거래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세계 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이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IS의 올해 4월 기준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런던은 여전히 세계 외환ㆍ장외 파생상품 거래 1위 시장 지위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4월 기준으로 런던 금융시장에서는 세계 외환의 38%, 장외 파생상품의 46%가 거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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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S 보고서, 런던 시장점유율 5%P 하락 '브렉시트 자충수'
中 위안화 거래액 85% 급증…세계 5위 거래통화로 올라서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영국 런던 금융시장이 세계 외환과 장외 파생상품 거래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하락하면서 세계 금융 중심지로서의 위상이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위안화는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 스위스 프랑을 제치고 세계 외환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통화 5위로 올라섰다.

이같은 사실은 국제결제은행(BIS)이 3년마다 공개하는 외환ㆍ파생상품 시장 보고서에서 확인됐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BIS의 올해 4월 기준으로 이뤄진 조사에서 런던은 여전히 세계 외환ㆍ장외 파생상품 거래 1위 시장 지위를 유지했지만 점유율은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런던의 역할은 미국과 싱가포르, 다른 유럽 국가의 금융 중심지로 넘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4월 기준으로 런던 금융시장에서는 세계 외환의 38%, 장외 파생상품의 46%가 거래됐다. 런던의 시장 점유율은 2019년 조사와 비교해 모두 5%포인트씩 줄었다.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결정이 런던의 금융중심지 위상을 떨어뜨리는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브렉시트 결정 뒤 유럽 은행들이 런던에서 주로 하던 금융 거래를 유럽 대륙으로 이전하면서 런던에서의 금융거래량이 크게 줄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는 영국이 브렉시트를 완료한 직후인 지난해 2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거래소의 주식 거래량이 영국 런던을 제치고 유럽 1위 주식 거래시장에 등극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영국 정부는 금융중심지 런던의 위상 약화를 막기 위해 금융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

BIS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월 하루 외환 거래액 규모는 역대 최대인 7조5000억달러를 기록했다. 2019년 조사 때보다 거래액이 14% 이상 늘었다. BIS는 거래량 증가와 관련해 조사가 이뤄진 4월 세계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진 영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4월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던 때였다. 변동성 확대에 투기 거래가 늘면서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위안화 거래액이 많이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위안화 하루 거래액 규모는 5260억달러로 2019년에 비해 85% 급증했다. 전체 외환 거래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율은 7%(매입ㆍ매도 합계 200% 기준)를 기록해 2019년 조사 때보다 2.7%포인트 상승했다. 위안화는 미국 달러(88.5%), 유로(30.5%), 일본 엔(16.7%) 영국 파운드(12.9%)에 이어 세계 5위 거래 통화로 올라섰다. 2019년 조사 때에는 호주 달러, 캐나다 달러, 스위스 프랑보다 거래량이 적어 세계 8위였다.

니혼게이자이는 위안화 거래량 증가가 러시아 제재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서 퇴출되면서 달러, 유로와의 거래가 어려워졌고 이에 러시아가 중국 위안화 거래를 늘렸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외 파생상품 거래액 규모는 하루 5조2000억달러로 2019년보다 19% 줄었다. 파생상품 거래가 줄어든 이유는 파생상품 거래의 기준 금리로 오랫동안 활용된 리보 금리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2012년 리보 금리 조작 사건의 실체가 확인되면 세계 금융 규제 기관은 지난해를 끝으로 리보 금리를 더 이상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리보를 대체할 금리가 일부 마련됐지만 아직 대체 금리를 이용한 거래는 활발하지 않은 상황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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