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035년부터 내연기관 車 판매 금지…구형차 규제는 빠져

김홍범 2022. 10. 2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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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27개국이 오는 2035년부터 디젤‧휘발유 등 내연기관 차량 판매를 금지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탄소 배출량 감축을 위한 조치로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7월 14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EU의 기후 위기 대응안 ‘핏 포 55’를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유럽의회와 EU 집행위원회, 회원국 대표들은 자동차 제조사가 2035년 이후 판매하는 신차의 탄소배출량을 100% 감축해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에 합의했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의 신규 판매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한 것으로, EU 회원국은 각국 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이번 협상을 주도한 유럽의회의 얀 하위테마 의원은 “이번 결정은 EU의 거대한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며 “무공해 신차 가격이 내려가면서 모든 이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기후 정책을 담당하는 프란스 팀머만스 EU 집행위 부위원장도 “자동차 산업과 소비자에게 강력한 신호를 보내는 합의”라고 평가했다.

이번 합의에는 2030년까지 신차 탄소배출량을 2021년 대비 55% 줄인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는 기존 감축 목표치였던 37.5%에서 상향 조정된 것이다. 다만 연간 1만대 미만을 생산하는 소규모 제조사는 2036년까지 판매가 허용돼 이른바 ‘슈퍼카’ 제조업체는 일부 유예를 얻은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이집트의 샤름 엘 셰이크의 한 도로 위에 내달 6일부터 열리는 COP27의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로이터=뉴스1

블룸버그는 “세계 최대의 무역 블록 중 하나인 EU의 결정은 전 세계에 영향을 끼친다”며 “EU는 11월 초에 열릴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정상회의에도 기후 정책을 이행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현재 자동차와 관련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EU 전체 배출량의 12% 수준이다. 이를 줄이기 위한 이번 방안은 지난 2021년 7월 처음 유럽에서 발의됐다.

유럽자동차산업협회(ACEA)를 중심으로 한 업계는 상당한 반발을 보였지만 점차 전기차 시대로의 본격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6일 독일 자동차기업 폭스바겐의 토마스 쉐퍼 최고경영자(CEO)는 2033년부터 유럽에서는 전기차만 생산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미국에선 캘리포니아 등이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 판매를 금지할 계획이다.

그러나 유럽의회 보수파 의원 옌스 기제케는 “신차 구매를 막으면 거리가 (더 나쁜 엔진을 쓰는) 오래된 자동차로 가득 차는 ‘하바나 효과’를 피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번 합의는 다른 기술 발전의 문을 닫고 모든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는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번 합의에 이미 출고된 차량에 대한 규제는 담기지 않았다고 27일 도이치벨레(DW)는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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