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상상황' 맞나…다급함 안보인 비상경제민생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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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80분간 생방송으로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는 회의 과정을 허심탄회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쇼로 그쳐서는 안 되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윤 대통령이 사전에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국민은 윤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이 비상한 상황에 놓인 민간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부 인사들이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습, 대통령의 지시를 보기 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비상상황'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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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7일 80분간 생방송으로 주재한 비상경제민생회의는 회의 과정을 허심탄회하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쇼로 그쳐서는 안 되며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윤 대통령이 사전에 강조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하지만 회의 결과는 ‘비상’과 치열함이 실종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민은 윤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이 비상한 상황에 놓인 민간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부 인사들이 고민하고 토론하는 모습, 대통령의 지시를 보기 원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해 ‘비상상황’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다. 또 정부가 사전에 마련한 정책들을 내놓은 정책발표회로 느껴졌다.
발표된 정책도 일반 국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 주택정책과 관련해선 무주택자·1주택자 주택담보대출비율(LTV) 50% 완화,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허용이 발표됐다. 시장에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이마저도 시행시기는 빨라야 내년이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위한 최대 50조원 규모의 재정·금융 정책은 발표된 반면 국민이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레고랜드발 자금시장 경색에 대한 추가 대응 방안은 언급되지 않았다. 당장 고금리로 허덕이고 돈줄이 말라가는 상황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또한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IRA), 미 원자력 발전기업 웨스팅하우스가 한국 원전 수출에 대한 지식재산권 소송을 제기한 상황 관련 대응 등 국민이 궁금해하는 민감한 내용은 빠졌다.
윤 대통령은 회의 말미에 민간을 육상선수에 비유했다. "민간이 잘 뛰도록 좋은 유니폼과 운동화를 공급해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그러나 모래폭풍이 부는 국제 상황에서 부상을 입은 육상선수에게 좋은 유니폼과 운동화만 공급해주고 뛰라는 건 무책임에 가깝다. 정부가 제대로 된 실내 체육관을 지어주는 동시에 팀닥터로서 부상 원인과 치료법을 제때 정확히 알려줘야 한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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