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혼란 종지부' 머스크, 트위터 인수 마무리(종합2보)

정현진 2022. 10. 28. 11: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법원의 명령을 받은 시점을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의 인수 계약을 마무리 짓고 경영권을 확보했다. 지난 4월 인수 합의 발표 이후 파기와 번복이 이어지며 6개월간의 혼란했던 과정이 종지부를 찍은 것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며 상황을 예의주시했던 시장의 시선은 이제 상장폐지를 비롯한 트위터의 변화에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의 핵심 사업인 광고 매출을 염두에 둔 듯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트위터가 "난투극을 벌이는 지옥이 될 순 없을 것(cannot become a free-for-all hellscape)'"이라면서 광고주를 안심시키는 등 트위터 소유주로서의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 머스크, 인수 후 첫 행보는 임원진 해고

데이비드 페이버 CNBC방송 기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총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와 네드 시걸 최고재무책임자(CFO)가 회사를 떠났으며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트위터 계약을 모두 마무리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 4월 계약에 따라 트위터 주식을 주당 54.20달러(약 7만7000원)에 매입하는 440억달러(약 62조원) 규모의 인수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인수 합의 소식을 발표한 그는 7월 가짜·가짜 스팸 계정 문제를 지적하며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했고 3개월 뒤인 10월 계약 파기를 철회하며 예정대로 인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법원은 28일 오후 5시를 인수 계약 마무리 시점으로 명령하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11월부터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했었다.

블룸버그통신은 CEO, CFO와 함께 트위터의 법무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비자야 가디 법·정책 책임과 숀 에드겟 법률 고문도 회사를 떠났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위터 고위 경영진들이 급하게 샌프란시스코 본사 건물에서 빠져나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파라그 아그라왈 트위터 CEO(오른쪽)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머스크 CEO는 인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트위터의 현 고위 경영진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며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바 있다. 인수 협상 초기 아그라왈 CEO와의 충돌도 빚은 적 있어 인수가 마무리되면 이들의 퇴진은 불가피했다. WSJ는 아그라왈 CEO와 시걸 CFO 자리에 누가 오를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전했다. FT는 머스크 CEO가 새 경영진을 찾기 전까지는 본인이 직접 이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했다.

◆ 광고주 안심 시키는 머스크…직원에겐 정리해고 보도 부인

머스크 CEO는 인수 계약 종료 보도가 나오기 전부터 사실상 트위터의 CEO와 다름없는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광고주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을 게재했다. 트위터 샌프란시스코 본사로 세면대를 들고 들어오는 자신의 영상을 공개한 지 하루 만이다.

머스크 CEO는 서한에서 "내가 왜 트위터를 사는지, 광고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많은 추측이 있었고, 그것의 대부분은 잘못됐다"면서 "트위터를 인수한 이유는 공동의 디지털 마을 광장을 갖는 것이 문명의 미래에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현 SNS가 증오, 사회분열을 야기하고 있다는 우려가 크고 트위터가 "폭넓은 범위에서 폭력에 기대지 않고 건전한 방식으로 토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는 명백히 난투극을 벌이는 지옥 풍경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우리의 플랫폼은 법을 준수하면서 따뜻하고 환영받는 곳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위터는 (광고주) 여러분의 브랜드를 강화하고 기업을 성장시키는 세계에서 최고로 훌륭한 광고 플랫폼이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서한은 머스크 CEO가 앞서 트위터 인수 과정에서 여러 차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한 이후 나온 것이다. 그가 구체적인 트위터 운영 방침을 밝힌 적은 없지만 표현의 자유를 강조, 일부 광고주들을 중심으로 트위터 내 혐오 콘텐츠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광고가 트위터 매출의 90%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인 상황에서 머스크 CEO가 자신이 인수하더라도 트위터는 건전한 사이버 공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을 줘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려 한 것으로 보인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공개한 영상 내 모습. 그가 트위터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세면대를 들고 들어오고 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머스크 CEO는 또 전날 트위터 샌프란시스코 본사도 직접 방문해 직원들의 불안감을 달래기도 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그는 본사 커피바에서 직원들을 만나 대화를 나누면서 언론 보도에 나왔던 직원 75% 정리해고 소식을 부인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와 블룸버그는 머스크 CEO가 투자자들에게 7500명가량의 트위터 직원 중 75%를 정리해고하고 2000명 규모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 예의주시하던 시장은 이제 '트위터의 변화'에 집중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시장에서는 머스크 CEO가 28일 트위터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태도를 보여왔다. 보통은 인수 계약 체결 이후 과정은 투자자들의 주목도가 떨어지지만, 이번 계약은 상황이 수시로 바뀌었고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진 만큼 모든 과정이 주목을 받았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블룸버그와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전날 일부 투자자들이 머스크 CEO의 인수 자금 지원을 위해 자금을 이체한 상태라고 보도했고, 머스크 CEO의 일거수일투족이 주요 뉴스로 전해졌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인수로 예정돼 있던 28일 투자자 보호를 위해 미국 증시에서 트위터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된다고 밝혔다. 증권 당국은 증권거래법에 따라 투자자 보호와 공공의 이익을 위해 10영업일 이내에서 특정 주식 거래를 중단할 수 있다.

머스크 CEO가 당초 인수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가 결국 3개월 만에 이를 철회한 배경에는 법적 분쟁이 자신에게 득이 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예정대로 인수하지 않았다면 11월부터 곧바로 소송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다만 이렇게 되면 머스크 CEO가 승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였다. 이 소송을 진행하는 델라웨어 형평법원의 캐털린 맥코믹 판사가 이전 증거 관련한 결정 과정에서 머스크 CEO에 우호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여왔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브라이언 퀸 보스턴컬리지 교수는 "내가 보기에 이 거래가 성사될 가능성은 99%"라면서 "모든 징후는 머스크 CEO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머스크 CEO가 인수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면서 시장은 트위터의 변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인수 추진 과정에서 머스크 CEO가 여러 차례 트위터를 상장 폐지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관련 절차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점쳤다. 블룸버그는 "주주들이 주당 54.20달러를 받고 트위터는 비상장 회사로 영업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머스크 CEO가 향후 3~5년 내 트위터의 새로운 지주회사를 상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외에 앞서 머스크 CEO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제한을 해제하는 등 조처를 하겠다고 밝혀 그가 밝힐 트위터 운영 방침도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트위터의 수익성과 효율성 문제가 계속해서 불거지고 있어서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예정된 인수 시점이 다가오면서 트위터의 주가는 이날 0.66% 오른 53.7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머스크 CEO가 인수 계약 파기를 선언한 7월 32달러대까지 떨어졌던 트위터 주가는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가 지난 10월 파기 선언 철회를 한 뒤 50달러대로 회복했다. 트위터의 주가는 이제 머스크 CEO의 인수 가격과 격차가 1달러 미만으로 좁혀졌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