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웃는 셸 3분기도 역대급 실적...바이든 "가격 낮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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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정유기업 셸이 에너지 위기의 반사이익에 힘입어 또 한 번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벤 판뵈르던 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부가 급등한 에너지 가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의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본 석유·가스기업을 찾는 것은 사회적 현실"이라며 "우리 업계는 증세가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을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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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탄소 압박에 리더십 교체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세계적인 정유기업 셸이 에너지 위기의 반사이익에 힘입어 또 한 번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석유 공룡들의 나홀로 호황에 거세지고 있는 '횡재세' 논란과 관련해서는 증세를 수용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처음 밝혔다.
27일(현지시간) 셸은 3분기 실적 공시를 통해 94억5400만달러(약 13조원)의 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이익(41억달러)의 두 배를 넘어선 것으로 창사 이래 두 번째로 큰 수익이다. 시장 예상치인 90억달러도 크게 웃돌았다.
셸은 실적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분기 대비 낮은 원유 가격과 높아진 가스 가격 등 격변하는 경제 환경에서 견실한 실적을 올렸다"고 밝혔다. 3분기 원유 가격은 배럴당 평균 93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천연가스 가격도 상승했다.
셸과 함께 세계 2대 석유 메이저 자리를 나눠 가진 엑슨모빌도 역대급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엑슨모빌은 오는 28일 오전 7시30분 3분기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석유회사들의 나홀로 호황에 횡재세 도입 논란이 다시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셸 경영진은 에너지 위기의 반사이익을 본 석유·가스기업에 횡재세를 도입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수용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셸이 횡재세 논란과 관련해서 공식 발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1~5위 석유기업인 엑손모빌, 셰브론, 셸,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 토털에너지는 지난 2분기 합산 600억달러를 벌어들였다. 5개 글로벌 석유 공룡들의 이 같은 분기 실적은 유례를 찾기 어려운 최고 실적이다. 이에 영국, 유럽연합(EU), 미국 등 각국 정부들은 더 높은 세금을 물려야 한다는 '횡재세' 도입에 나서고 있다.
벤 판뵈르던 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정부가 급등한 에너지 가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비자들의 비용을 상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이익을 본 석유·가스기업을 찾는 것은 사회적 현실"이라며 "우리 업계는 증세가 검토될 수 있다는 것을 준비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셸 본사가 있는 영국은 지난 5월 고유가로 막대한 이익을 챙긴 석유·가스기업에 25%의 초과 이윤세를 부과하기로 했지만, 내년 초까지는 에너지 이윤 부과에 따른 세금을 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이라는 투자자들의 압박을 받고 있는 셸은 리더십 교체도 준비 중이다. 지나 2014년부터 셸의 CEO 자리를 지켜 온 판뵈르던이 올 연말 물러나고 가스·재생 에너지 부문을 이끌던 웰 사완이 내년 1월1일부터 새로운 CEO를 맡게 된다.
한편, 중간선거를 앞두고 유가 잡기에 필사적인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셸이 유가 하락에 기여하는 대신 주주 이익만 챙기고 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주 시러큐스에서 열린 마이크론의 대규모 투자 기념 연설에서 "셸이 지난해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배당금도 올렸다"며 "셸의 이익이 가격을 낮추는 대신 주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배럴당 원유가격이 내려간 만큼 가스 가격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수익 급증으로 2분기까지 60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해온 셸은 3분기 40억달러에 달하는 자사주를 추가 매입하는 등 주주 환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배당금은 15%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셸이 올해 단행한 주주 환원 규모는 185억달러에 달한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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