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컬처]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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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은 종종 농담에 통찰을 싣는다.
'3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쟁에서는 돌을 들고 싸우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핵무기가 발달되어 있지 않은 1950년에 이 말을 했다는데, 그 정도의 핵무기만으로도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인류의 문명이 모두 파괴될 것이라 장담한 것이다.
그렇다면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런 종류의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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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들은 종종 농담에 통찰을 싣는다. 아인슈타인도 아직까지 인용되는 명언들을 여럿 남겼는데 이런 말도 했다.
‘3차 세계대전 이후의 전쟁에서는 돌을 들고 싸우게 될 것이다.’
지금처럼 핵무기가 발달되어 있지 않은 1950년에 이 말을 했다는데, 그 정도의 핵무기만으로도 3차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인류의 문명이 모두 파괴될 것이라 장담한 것이다. 주요 강대국은 물론이고 이란과 북한, 파키스탄 등등에서도 핵무기를 개발한 지금 세계대전이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조차 싫다.
그렇다면 3차 세계대전의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이런 종류의 가능성을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지만 분위기가 썩 좋지는 않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마저 대만에 도발 수위를 높이고 심지어 북한에서도 심상찮은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하여 실제 전쟁에서 쓸 수 있도록 만드는 전술 핵실험을 강행할 거라는 전문가들이 예상이 이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차 세계대전이 쉽게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오징어게임’의 명대사처럼 이러다간 다 죽는다는 걸 모두 알고 있으니까. 전쟁이 일어나기를 바라지 않는 마음에서 나온 희망적 전망일 지도 모르겠다.
제3차 세계대전은 절대로 보고 싶지 않지만, 이미 역사가 된 두 번의 세계대전은 숱한 영화의 소재가 되었다. 그 중에서 필자가 최고로 꼽는 작품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먼저 1차 세계대전을 다룬 ‘1917’. 영화 ‘기생충’이 4관광을 차지하며 아카데미 시상식을 휩쓸 때, 유일한 경쟁상대로 꼽혔던 영화다. 샘 멘데스 감독은 전쟁의 참상과 아름다운 풍광을 절묘하게 대비시킬뿐더러 거대한 연극무대를 연상시키는 세트를 통해 예술적 경지라는 진부한 감탄을 자아낸다.
2차 세계대전을 다룬 영화들 중에서는 아직까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라이언 일병 구하기’를 뛰어넘는 작품을 보지 못했다. 이미 많은 독자들께서 보셨을 테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다만, 오우삼 감독의 영화들마다 날아다니는 비둘기처럼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에서 곧잘 등장하는 미국적 영웅주의를 싫어하는 분들에겐 심히 거슬릴 수도 있겠다.
전쟁이 아니라 단일 전투를 다룬 영화들 중에서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역작 ‘블랙 호크다운’을 꼽아본다. 얼마 전에 우리 영화 ‘모가디슈’처럼 소말리아 내전을 다루고 있는데, 각본과 연출 연기 3박자가 완벽할뿐더러 촬영도 100점. 게다가 당시 신인이었던 헐리웃 최고 배우들이 단역으로 대거 등장한다. 이완 맥그리거, 올란도 블롬, 톰 하디, 조쉬 하트넷...... 이제 중년이 된 이들의 뽀송뽀송한 시절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하다.
사실 마지막으로 덧붙이는 캐서린 비글로 감독의 ‘허트 로커’라는 영화가 이번 칼럼의 결론이다. 이라크 전쟁에 폭발물 처리반으로 참전했던 군인이 사회로 돌아온 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모습을 전쟁 그 자체보다 더 치열하게 그려낸 걸작이다. 이 영화는 뒷이야기도 흥미로운데, 전남편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와 아카데미 상 7개 부문에서 격돌하여 6개 부문에서 승리했다. 그리고 여성감독이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은 최초의 작품이기도 하다. 오늘 소개해드린 영화들 중에서 한 편만 고르라면 이 영화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고 반전주의자가 되었다.
이재익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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