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는 PD들㉟] 심리 상담도 즐겁게…‘양브로’가 선사하는 편안한 공감
의사에서 벗어나서 사람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그래야 채널도 좀 풍성해질 것 같다.”
<편집자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시장이 확대되고, 콘텐츠들이 쏟아지면서 TV 플랫폼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창작자들도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어 즐겁지만, 또 다른 길을 개척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주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PD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양브로의 정신세계’는 ‘시크릿 토킹’에서 사연을 통해 시원하고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 ‘전지적 의사 시점’에서 정신과 전문의의 쉽고 재밌는 심리 분석을 들어보는 상담 콘텐츠다. 그간 TV 교양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 온 정신과 의사 형제 양재진, 양재웅이 진행자로 활약 중이다.
지금은 육아 상담 프로그램을 비롯해 일반인, 연예인들을 상담해주는 상담 콘텐츠가 예능가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양브로의 정신세계’를 시작한 2020년에만 해도 상담 예능은 지금처럼 활발하진 않았었다. 특히 전문가가 직접 나서 시청자들과 소통하는 유튜브 콘텐츠는 더욱 드물었다.
그러나 ‘심리 상담을 향한 진입장벽을 낮추자’는 마음들이 모여 다소 용감한 기획을 하게 됐고, 이에 모두가 공감할 법한 사연들을 쉽게 풀어주면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있다.
“3년 전만 해도 상담 콘텐츠들이 많지는 않았다. 심리 상담이라고 하면 ‘정신과에 가야 하나’ 그런 부담도 느끼기도 하는데 그런 걸 낮추고 싶다는 게 모토였다. 사람들이 쉽게 느끼도록, 가깝게 느끼도록 하고 싶었다. 상담을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양브로’라는 캐릭터와 케미를 보여주고 싶다는 게 핵심이었다.”(이정진 리더)
“어려울 것 같은 용어들은 피해서 사용하려 했다. 초반 콘텐츠를 보시면, 접근하기 쉬운 주제들부터 다루고 있다. ‘퇴사하고 싶다’,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가벼운 주제들로 시작을 해서 점점 깊게 들어가려고 했다. 처음에는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게 목표였다. 의사 분들이다 보니 전문 용어들이 나오기도 하는데, 어려운 건 풀어서 쓰면서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했다.(변이수 PD)
다수의 예능, 교양프로그램에 출연하며 전문성은 물론, 유연한 전달법까지도 선보여 온 양재진, 양재웅 형제 의사의 케미도 이 프로그램만의 매력이 되고 있다. 특히 두 사람은 직접 프로그램을 끌어가는 과정에서 그간 보여주지 않았던 편안한 모습까지 드러내면서 즐겁게 시청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서로의 스타일을 너무 잘 알고 계신다. 눈빛만 봐도 아는 정도다. 한 사람이 말을 하면 자연스럽게 다른 분이 다음 말을 한다던가. 알아서 잘 되는 부분이 있다. 사실 원래도 환자 분들과 많은 대화 분들을 나눠오신 분들이기 때문에 믿고 있다. 구성안이나 대본이 디테일하게 짜여 있지 않다. 이런 사연을 다루겠다는 정보만 말씀드리면, 진료를 하듯이 진행을 해주신다.”(변이수 PD)
“스타일 자체가 근엄하고, 진지해서 쉽게 다가가긴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기획 미팅을 해보니 동네 오빠 같았다. 말도 너무 재밌게 하시고. 제작진이 친해지려고 노력을 하기도 했다. 제작 단계에서 고민한 건, 찐 형제다 보니까 케미는 좋은데, 절제하려는 게 있어서 그걸 깨 주자는 거였다. 원래는 잘라낼 법한 분량도 일부러 더 넣기도 하고. 이런 과정을 통해 양브로라는 캐릭터가 좀 잡힌 것 같다.”(이정진 리더)
시청자들이 어떤 주제에 관심이 있고, 또 어떤 고민을 하는지 댓글과 커뮤니티, SNS 등을 통해 살피는 것은 필수다. 사회생활, 관계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끌어낸 배경에는 제작진들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던 것.
최근에는 연애 고민까지도 담아내면서 한층 폭넓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19세 미만의 청소년들은 관람할 수 없는 솔직한 사연까지도 담아내는 ‘핫브로’ 코너를 통해 더욱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앞으로도 여러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연들을 다루면서 시청층도 넓혀나갈 계획이다.
“누구나 고민이 있는 부분들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어떤 시점에라도 통용이 될 수 있는 콘텐츠인 것 같다. 유튜브 안에서도 많이 이야기되는 주제들이 있다. 인간관계나 SNS 관련 주제들이 최근에는 화두인 것 같다. 그런 의견들을 참고해서 주제를 정하기 때문에 공감의 폭이 넓은 것 같다.”(윤지용 PD)
“연애가 공감을 많이 해주시는 주제 중 하나다. ‘이별이 고민이다’, ‘모쏠이다’ 등 다양한 고민들이 있다. 전지적 의사 시점에선 가스라이팅 관련 문제에 다루기도 하고. 연애 리얼리티 리뷰 같은 것을 했을 때도 연애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대입하기가 쉬운 주제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눠도 늘 새로운 의견이나 댓글들이 이어지는 것 같다.”
“‘핫브로’의 경우엔 저희들끼리 하면서도 자체 검열을 많이 했다. 같은 내용이라도 워딩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거부감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우리들끼리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아이템을 고를 때부터 수위에 대해서도 의논하고, 시사를 하면서 조언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컸던 건 (성에 대한) 교육이 되지 못한 부분들도 있다고 생각했다. 성에 대한 가치관이나 이해가 좁게 형성이 된 부분들이 있는 것 같아서 그런 부분들을 같이 이야기하고, 나누고, 또 원장님들의 전문적인 조언들을 들으면서 해소하고자 했다.”(안혜림 PD)
양브로를 중심으로 상담 외 새로운 모습들을 담아내려는 욕심도 있다. ‘양브로의 정신세계’의 롱런은 물론, 제작진이 느낀 양브로의 매력을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알려주고픈 바람도 있었던 것. 시청자들에게 다채로운 재미를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 중인 제작진들이었다.
“원장님들이라고 표현을 하지만, 의사에서 벗어나서 사람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하나에 메어있기보단 이것저것 하고 싶은 생각이 크다. 예능 포맷 콘텐츠를 할 수도 있고, 정보 전달만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다양하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 콘텐츠는 연령대나, 성별에 구애를 받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해볼 수 있는 게 다양할 것 같다. 열어두고 생각 중이다. 그래야 채널도 좀 풍성해질 것 같다.”(변이수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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