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률 76% 북 미사일… 어디서 기술 얻었나

양낙규 2022. 10. 28.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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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 6·25전쟁 이후 정밀연구소 설립하면서 신무기 개발나서
중국에 기술 이전받아 생산하고 파키스탄에 다시 팔아 핵기술 보유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북한 미사일의 성공률은 얼마나 될까. 최근 북한이 1984년 이후 시험 발사한 각종 미사일 4발 중 3발은 성공적이었다는 통계가 나오면서 미사일개발 역사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기관 ‘핵위협방지구상’(NTI)이 1984년부터 최근까지 북한의 시험 발사 미사일을 분석한 결과, 204발 가운데 156발이 성공해 76%의 성공률을 보인 것으로 집계됐다.

NTI 조사에서 북한은 1984∼1992년 미사일 10발을 발사해 5발만 성공했지만, 2006년 7발 중 6발, 2009년 8발 중 7발이 성공하면서 성공률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2013년에 쏜 6발, 2014년 발사한 19발은 모조리 성공했다. 올해는 44발을 발사해 실패는 4발에 불과했으며 27발은 성공 확인, 13발은 확인 불가능으로 분류됐다. 특히 북한이 최근 잇달아 발사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종의 성공률은 매우 높게 나타났다.

북한이 미사일을 처음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6·25전쟁 이후다. 김일성 주석은 1952년 국방과학 연구기관인 ‘정밀연구소’를 설립한 이후 신무기 개발에 나섰다. 하지만 구소련의 무기 기술을 넘기지 않았다. 무기 생산의 첫발은 중국에서 도입한 107㎜ 다연장 로켓발사대부터였다. 1970년대 초에는 중국이 소련의 스틱스를 도입해 역설계한 실크웜(Silkworm)을 도입했다. 여기에 멈추지 않았다. 중국의 ‘DF(東風)-61’ 탄도미사일 개발에 참여하고 나머지 기술은 중동국가에서 얻어왔다. 제4차 중동전쟁 당시 이집트에 조종사를 파견하면서 협력을 다지고 스커드 미사일을 역설계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탄생한 것이 1984년 스커드-B 복제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화성 5호’ 다. 이란과도 손을 잡고 1985년 ‘탄도미사일 개발협정’을 체결했다. 이 협정으로 탄두 중량 700㎏, 사거리 500㎞인 스커드-C형(화성 6호)이 탄생한다.

김일성 주석 사망 전후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권좌를 쥐게 된 1990년대 이후 탄두중량과 사거리가 늘어난 미사일 개발에 속도가 붙는다. 스커드계열의 미사일 개발로 북한은 사거리 1300㎞의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인 노동 1호다. 북한은 노동 1호의 기술을 파키스탄에 이전해주고 핵융합 기술과 원심분리기 설계 기술을 확보했다. 미사일을 팔아 돈도 벌고 핵무기 기술도 도입한 것이다. 이후 1993년 주일미군기지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300㎞ 노동 1호를 발사했고 1998년에는 사거리 2,500㎞에 달하는 대포동 1호를 시험 발사했다. 2012년 12월에는 ‘은하 3호‘ 발사에 성공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집권한 2010년대 북한은 3대 전략 핵전력 중 전략 폭격기를 제외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 완성에 바짝 다가섰다. 북한은 지난해 2월 은하 3호 보다 탑재 중량과 엔진 추진 능력이 발전한 장거리미사일 광명성호를 발사해 우주 궤도에 진입시키는 데 성공했다. 지난 5월에는 사거리 5000㎞ 추정의 화성12형을 발사해 대기권 재진입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지난해 8월에는 고체연료 기반의 SLBM 북극성 시험발사에 성공해 SLBM의 위협을 현재화했다.

군과 국방연구기관은 현재 배치된 북한 미사일 축선을 편의상 3개 벨트로 명명하고 있다.

1벨트는 비무장지대(DMZ)에서 북쪽으로 50~90㎞ 떨어진 지역으로 스커드 여단이 자리를 잡고 있다. 사거리가 300~700㎞로 짧아 남한 전역을 타격권에 두기 때문이다. 스커드미사일은 현재 400여 기가 배치되어 있고 이동식 발사대(TEL)도 40대 안팎으로 평가되고 있다.

2벨트는 DMZ 북방 90~120㎞에 구축됐으며 노동미사일 여단이 맡고 있다. 사거리 1200㎞로 300기 이상 배치된 노동미사일이 배치되어 있으며 사거리를 볼 때 주일미군까지 타격할 수 있다. 노동미사일의 TEL은 30대 안팎으로 추정된다.

제3벨트는 평안북도 철산에서 함경남도 검덕산과 자강도 중강을 기준으로 한 후방지역이다. DMZ에서 175㎞ 북쪽인 이곳에는 30~50여 기로 추정되는 무수단 미사일이 배치돼 있다. 30대 안팎의 TEL에 의해 이동하면서 발사하면 괌 기지까지 타격할 수 있다. 여기에다 ICBM급인 KN-08까지 3벨트 지역에 배치되면 하와이 뿐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게 된다.

한미 군당국이 공동으로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최대 900여발이며 스커드 미사일을 최대 440여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북한은 이동식발사대(TEL) 108기를 보유하고 있다. 탄도미사일별로 보면 스커드 미사일의 보유 수와 스커드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TEL이 가장 많다. 스커드 미사일 보유 수는 최대 430여발(TEL 36기)다. 뒤를 이어 무수단미사일 27발(27기), 노동미사일 330여발 (27기), KN-02 100여발(12기), KN-08과 KN-14는 총 12발(6기)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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