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치인 아이들에 온정 ‘봇물’… 향림원 “기도해주세요”

구자창 2022. 10. 28.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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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충남 금산에서 한 차량이 중앙선을 넘어 인도로 돌진해 초등학생 4명을 들이받은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사고로 다친 초등학생 2명은 자신의 몸을 제대로 겨누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진 다른 친구부터 챙겼다. 사고를 낸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유학생은 "졸음운전을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MBN 화면 캡처


등교하던 중 졸음운전 차량에 치여 다친 초등학생들이 병원비를 직접 부담하게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지면서 온정의 손길이 이어졌다. 이 학생들을 보호하고 있는 아동양육시설 측은 “아이들이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기도해달라”고 말했다.

2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충남 금산군 추부면에 소재한 아동양육시설 향림원 후원에 동참한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28일 새벽 4시 기준 후원 동참 릴레이 글은 1000개에 육박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앞서 지난 25일 오전 8시쯤 충남 금산군의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승용차 한 대가 갑자기 중앙선을 넘어 인도 쪽으로 돌진해 초등학생 4명과 중학생 1명을 들이받는 사고가 벌어졌다, 다친 학생들은 인근 아동양육시설인 향림원에서 1㎞ 정도 떨어진 학교에 가는 길에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초등학생 2명이 중환자실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 이 중 한 명은 이후 상태가 호전돼 일반 병동으로 옮겼다. 다른 학생들은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TV 화면 캡처


사고를 낸 우즈베키스탄 국적의 남성은 인근의 한 대학교에 다니는 유학생이었다. 그는 감기약을 먹은 뒤 운전하다가 졸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남성이 종합보험은 들지 않고 의무사항인 책임보험만 들어 한도가 낮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 학생들이 치료비를 부담하게 생겼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차에 치인 학생들이 의식을 잃은 다른 학생에게 서둘러 다가가는 현장 CCTV 영상이 퍼지면서 안타까운 사연이라는 여론의 반응이 커졌다. 당시 영상을 보면 차에 치인 학생 4명 중 2명이 일어나 비틀거리며 의식을 잃은 1명을 향해 다가가는 장면이 나온다.

향림원 “아이들 건강히 퇴원하게 기도 부탁”

향림원 관계자는 27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후원 문의가 쏟아져서 저희도 오늘 업무가 완전 마비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지혜롭게 잘 도울 수 있는 방법’을 묻자 “아이들이 건강하게 잘 퇴원하고 나올 수 있도록 기도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향림원에 따르면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인 초등생 1명은 현재 의식은 있는 상태라고 한다. 관계자는 “(크게 다친 학생은) 아직은 골절이나 부상 정도가 심하다”며 “코로나19 때문에 면회가 잘 안 돼서 저희도 정확한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긴 어렵다”고 했다. 일반 병동으로 옮긴 다른 초등생 1명에 대해서는 “그래도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고 전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향후 병원비가 얼마나 나올지는 당장 알기 어려운 상황이다. 응급실에서 병실로 옮기는 과정에서만 병원비 300만원이 나왔다. 사고 운전자가 종합보험을 들지 않아 병원비 부담은 고스란히 시설 측으로 질 수밖에 없게 됐다.

관계자는 “(병원 비용을) 예상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환자실에 있는) 아이가 입원기간이 얼마나 될지 몰라서 저희도 정확하게 계산이 안 된다”고 했다.

누리꾼들 ‘후원’ 릴레이… 가해자 구속

향림원 후원 릴레이는 27일 오전 한 누리꾼이 ‘향림원!!(도움 요청)’이라는 글을 보배드림에 올리면서 시작됐다. 이 누리꾼은 “뉴스를 보다 차에 치이고도 쓰러진 친구에게 비틀거리며 달려가는 모습에 다시 한번 무너졌다”며 “향림원에 전화해서 아이들에 대해 묻는데 눈물이...”라고 적었다.

그는 “큰돈은 아니지만 아이들 치료에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며 “도움을 주실 수 있는 분들은 꼭 도와주길 바란다”고 했다.

향림원 측은 그의 후원 문의에 “향림원 후원할 때 ‘이름(의료)’으로 표기해 보내면 아이들 치료비로 전액 사용할 예정”이라며 “향림원 아이들에게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고 답변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한 아동양육시설 관계자는 “아동양육시설의 경우 개인을 지정하거나 치료와 사후관리 등 특정 목적으로 사용해달라는 ‘지정 후원’이 가능하다”며 “매년 주무부서에서 감사를 하고, 지정 후원금은 지정한 대로 썼는지 영수증 처리를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기초생활수급대상자나 시설수급자 등은 ‘의료급여수급권자’로 국가 지원을 받아 보험급여의 본인부담금이 대부분 면제된다. 다만 교통사고의 경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되기 때문에 의료급여에서 제외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이번 사고처럼 가해 차량이 ‘책임보험’에만 가입된 경우에는 그 보험금액 한도가 지급 범위다.

이번 사고를 낸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A씨는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27일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은 중앙선 침범과 제한속도 위반 등 행위로 주의의무를 위반했다고 봤다. 경찰은 A씨가 도주 우려가 있는 것으로 판단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구자창 기자 critic@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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