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기억이 소중한 것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

임세정,최예슬 2022. 10. 28. 04:0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심장암 때문에 오래 살 수 없다고 말하는 이후(한지민)에게 재현(신하균)은 눈밭에서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외치며 청혼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티빙 ‘욘더’ 이준익 감독 인터뷰
“시청자들이 끝까지 공감하면서 따라가야 한다는 특성에 맞게 편집”
티빙 시리즈 욘더의 한 장면. 티빙 제공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심장암 때문에 오래 살 수 없다고 말하는 이후(한지민)에게 재현(신하균)은 눈밭에서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를 외치며 청혼한다. 2032년, 함께 살며 오랫동안 이별을 준비해 온 이후와 재현은 안락사를 통해 고통에서 벗어나기로 한다.

세상을 떠날 날이 다가오자 이후는 재현 모르게 죽음을 ‘디자인하는 업체’ 바이앤바이의 관리자 세이렌(이정은)과 계약을 맺고 자신의 모든 기억을 가상세계로 업로드한다. 아내를 떠나보내고 힘들어하던 재현에게 이후로부터 이메일이 계속해서 도착한다. 이후는 남편에게 자신을 보러 ‘욘더’로 와 달라고 말한다.

‘왕의 남자’(2005), ‘사도’(2015), ‘자산어보’(2021) 등 사극 영화를 만들어 온 이준익 감독은 티빙을 통해 첫 시리즈 물 ‘욘더’를 선보였다. 그는 한 편의 소설같은 SF드라마를 통해 인간은 영생을 꿈꾸지만 인생의 가치는 유한함에서 온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작품은 지난 2011년 발표된 김장환 작가의 소설 ‘굿바이, 욘더’를 원작으로 한다.

왼쪽과 오른쪽은 각각 욘더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과 주인공 배우 신하균. 욘더를 통해 첫 시리즈 물을 선보인 이 감독은 "시청자들이 끝까지 공감하면서 따라가야 한다는 특성에 맞게 편집했다"고 말했다. 티빙 제공


25일 화상으로 만난 이 감독은 “‘아름다운 기억이 소중한 것은 그 순간이 다시 돌아오지 않기 때문이다’라는 재현의 마지막 대사가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라며 “존재는 기억으로부터 증명된다. 그런데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상을 상상하며 시나리오를 쓰다보니 불멸이 과연 행복한 것인가, 불멸을 꿈꾸는 이기성 때문에 인간이 더 부당해지는 것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불행을 끝내는 방법은 유한성에 있다는 어법이 작품에 펼쳐졌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이번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라는 플랫폼을 통해 매회 30분이라는 짧은 러닝타임을 시도했다. 그는 “다양한 플랫폼이 관객들에게 신선한 경험을 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점점 콘텐츠가 짧아지는 게 추세이도 하고 기존에 하던 영화에서 시리즈물로 전환함에 있어서 과감한 시도를 해보자고 생각했다”며 “영화는 2시간의 러닝타임이라는 한정성이 주는 스트레스가 있었다. 이번엔 회차나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다.

이어 “러닝타임에 맞춰 편집하다보면 내용이 깊어지기 어렵다. 관객이 뭔가를 생각하려 해도 생각하지 못하게 한다”며 “‘욘더’는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를 다루는데 한 사람이 죽으려면 많은 사연을 안고 가야된다. 시청자들이 끝까지 공감하면서 따라가야 한다는 특성에 맞게 편집했다”고 말했다.

재현 역을 맡은 신하균은 “가까운 미래의 이야기지만 미래사회 문제점을 보여주기보다 우리가 갖고 있는 지금 삶의 문제들을 보여주고,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질문하는 작품”이라며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을 우리가 어떻게 인지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분들이 관심 가질 것 같았다”고 밝혔다.

작품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다루지 못했던 소재, 안 해봤던 캐릭터, 같은 소재라도 다르게 풀어가는 것 등 항상 새로운 작업을 하고 싶다. 죽음이란 소재로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이기 때문에 SF 장르와 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독님과의 작업도 많이 기대됐다”며 “우리가 던지는 이야기가 관객에게 재미를 줬으면 좋겠다. 몰랐던 부분, 궁금한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하는 기회가 된다면 내 인생에도, 연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임세정 최예슬 기자 fish813@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