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영민·박지원·서훈 “월북몰이 안 했다” 여당 “가해자들의 방탄회견”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진상 은폐 의혹과 관련,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가 집권하자마자 안보 관련 문제를 ‘북풍 사건화’하면서 전 정부에 대한 정치보복에 매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정부가 자진 월북을 속단했다”는 감사원 발표 14일 만에 문재인 정부의 안보 라인 핵심 인사들이 총출동해 반박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이인영 전 통일장관, 정의용 전 외교장관의 이름도 함께 포함된 5800자 넘는 성명문을 통해 “‘월북몰이’를 했다는 주장은 논리도 근거도 없는 마구잡이식 보복에 불과하다”며 감사원과 검찰을 상대로 한 진실 공방에 돌입했다.
이들은 우선 2020년 9월 23일 고(故) 이대준씨의 피살 직후 “‘월북’으로 몰아갈 이유도 실익도 전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기상이 양호하고, 실수로 빠졌더라도 선미에 줄사다리가 설치돼 있어 실족 가능성은 매우 낮은 상황이었다”며 “극단적 선택의 가능성도 검토했지만, 실종자가 구명조끼를 입고 부유물을 타고 발견돼 고려대상에서 제외됐다. 그렇다면 남은 가능성은 ‘월북’”이라며 합리적 추론임을 강조했다.
관계장관회의 직후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밈스)에서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건이 무단 삭제됐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진실을 왜곡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 25일 국정감사에서 이종섭 국방장관이 “첩보 원본이 존재한다”고 답한 걸 근거로 “애당초 은폐 시도를 위한 첩보 삭제 주장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위기관리 관련 매뉴얼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중간감사 결과에 대해서는 “즉각 대응을 논의했다”고 반박했다. “곧바로 북한 동향을 면밀히 살펴보는 동시에 서해상에서 수색 작전 중인 해수부·해경 등과 상황을 공유했다. 이러한 상황은 대통령에게도 보고되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씨가 중국어(간체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음에도 최종 발표에서 빠졌다고 지적한 감사원 발표에 대해 서 전 실장은 “한자가 쓰여 있었다는 것은 나온 적이 없고 중국 어선 얘기도 이번에 처음 듣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가해자들의 방탄 기자회견에 불과했다”(양금희 수석대변인)고 혹평했다. ‘실익이 없었다’는 회견 내용을 두고도 권성동 의원은 “월북으로 조작해 국민을 구하지 못한 책임을 면탈하려고 했다”고 반박했다. 하태경 의원은 ‘첩보에 월북 문구가 포함됐다’는 주장에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알아듣기 어려운 음성으로 답변한 걸 계획적인 월북으로 보는 건 과잉해석”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엔 이재명 대표도 예정에 없이 방문해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입법을 통한 ‘감사완박’(감사권 완전 박탈) 시나리오도 준비 중이다. 감사원의 ‘중간조사 결과 발표 또는 수사 요청, 수사참고자료 송부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감사원법 개정안을 박범계 의원이 다음주 대표발의할 예정이다.
피살된 이대준씨의 친형인 이래진씨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람을 죽음에 몰아넣은 민주당이 단체로 정치 탄압이라는 방어막을 형성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김효성·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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