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교육업체 기부금 논란, 지명 철회하라" 교육계 반발

홍지유 2022. 10. 27.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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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9월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의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지명 철회를 요구하는 교육 단체들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교육 단체들은 이 후보자가 사교육 업체에서 기부금을 받은 뒤 해당 업체의 주력 사업인 인공지능(AI) 접목 교육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이해충돌이라며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도 이해충돌 의혹을 청문회 주요 쟁점으로 다루겠다는 계획이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27일 오후 2시 국회 앞에서 이 후보자 임명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주호 후보자가 설립한 아시아교육협회는 에듀테크 사교육 기업의 기부금을 받았다"며 "AI 보조교사 도입 등 에듀테크 활용을 강조해 온 그의 행보를 떠올리면 장관 임명 이후 기부금을 낸 특정 사교육 업체들이 특혜를 누릴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회 당일인 28일 오전엔 교육시민사회단체와 전교조가 국회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앞서 전국교수노동조합, 전국대학노동조합 등 8개 고등교육단체는 26일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는 스스로 물러나고 윤석열 대통령은 교육부를 이끌 새로운 수장을 찾는 데 당장 나서야 한다"고 했다.


이주호 설립 협회, 스폰서 업체에 임대료 줬다


교육단체들이 이 후보자의 임명을 반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교육 업체와 유착 의혹이다. 이 후보자가 설립한 비영리 교육 재단 '아시아협회'에 사교육 업체 A사가 1억 원의 기부금을 낸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시작됐다. 이 업체는 협회에 기부금을 내고 기부금 이상의 임대료를 협회로부터 받기도 했다. 아시아협회는 AI를 활용한 학습 기구를 아동 복지 시설 등에 지원하는 사업을 하는데, 이 과정에서 A사가 출시한 학습 기구를 빌려 쓰고 A사에 임대료 1억 3600만 원을 준 것이다.

교육부는 "학습기기 대여료는 시중 가격보다 낮게 책정했고 공익적 목적으로 아동 복지기관 등에 기기를 지원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 후보자가 설립한 협회가 A사로부터 기부금을 받고 A사의 물건을 써 준 것은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자는 지난 6월 서울 교육감 선거에 출마해 모든 초·중·고 교실에 AI 보조교사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고 A사는 AI를 활용한 가정용 학습 프로그램을 판매한다.


野 "사교육 홍보대사 교육장관 부적합"


전국교수노조, 전국대학노조 등 교육 단체 회원들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뉴스1
사교육 업계와 유착 의혹은 28일 청문회에서도 핵심 쟁점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관련 의혹을 제기해 온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사교육 업체의 홍보대사 역할을 했다"며 비판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 복무해온 사람이 과연 교육부 수장으로 적합한지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이에 앞서 "아시아교육협회는 에듀테크 업계 관계자로부터 출연금을 받아 설립됐다"며 이 후보자가 사교육업체와 깊게 얽힌 만큼 공교육을 이끌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 밖에도 이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의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으로 재직하며 자율형사립고(자사고)를 만들어 중학생의 사교육 부담이 커진 점, 김건희 여사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는 국민대 발표에 대해 최근 이 후보자가 "대학의 검증 결과를 존중해야 한다"고 밝힌 점 등이 청문회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가 교육차관으로 재직하던 시기 이 후보자의 딸이 이중국적을 유지했다는 점도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한편 이 후보자는 최근 불거진 이해충돌 논란과 관련해 공정한 직무수행을 다짐했다. 그는 지난 25일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을 통해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임용된다면 특정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며 "공직자윤리법에 따라 법과 절차를 준수하면서 공정하고 투명하게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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