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 찍고 라스까지... 이대호 이젠 '예능 4번타자'

김상화 2022. 10. 2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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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리뷰] 3개국 프로야구 섭렵한 강타자의 은퇴... 새로운 인생에 응원의 박수를

[김상화 기자]

 지난 26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프로야구 스타 이대호가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다.
ⓒ CJ ENM, MBC
 
올해 한국 프로야구의 굵직한 사건 중 하나를 손꼽자면 화려하게 마지막 시즌을 보낸 롯데, 그리고 대한민국 대표팀 4번타자 이대호의 은퇴를 손꼽을 만하다. 롯데를 대표하는 강타자이면서 올림픽, WBC 등 굵직한 세계 대회 때마다 맹활약해 한국 야구의 자존심을 지켜준 스타 플레이어 중 한 명이었다.

일본 프로야구에도 진출해 2015년 당시 소속팀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재팬 시리즈 우승으로 이끌어 한국인 최초 시리즈 MVP에 올랐고 이후엔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2016년)에 입단해 14홈런을 기록할 만큼 해외 리그에서도 이상적인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이제 영광의 시간을 마감하는 2022시즌에도 타율 0.331(4위), 안타 179개(4위), 홈런 23개(5위) 등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기에 이대호의 은퇴는 팬들 입장에선 "아직 이른 게 아닌가?"라는 아쉬움을 자아낼 법했다. 하지만 올해를 끝으로 은퇴하겠다는 당초의 약속 대로 지난 10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치른 마지막 홈경기로 작별을 고했다. 비록 그라운드에서의 '선수' 이대호는 우리 곁을 떠났지만 '예능 초대손님'으로 새로운 만남을 시작했다. 

'절친' 최준석과 입담 뽐낸 <라디오스타> 출연
 
 지난 26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프로야구 스타 이대호가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다.
ⓒ MBC
 
예전부터 비시즌에는 종종 < 1박 2일 > <해피투게더> 등 예능에 등장해 야구 실력 못잖은 입담을 과시했던 이대호를 방송가에서 그냥 놔둘 리 만무했다. 공교롭게도 26일 방영된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MBC <라디오스타>에 각각 출연한 이대호는 여전히 화려한 언변과 예능감을 뽐내면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절친 특집으로 진행된 <라디오스타>에는 과거 롯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또 다른 강타자 최준석(전 롯데-두산-NC)과 함께 출연해 2배 이상의 웃음을 만들어줬다. 녹화일 기준으로 은퇴한 지 11일 만의 방송 출연에 대해 "(이)승엽 선배님이 (방송) 섭외 들어오면 무조건 해라"고 해서 나오게 되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프로 입단 초창기부터 4년여 넘께 자취 생활을 했던 최준석과의 일화는 이날 가장 큰 웃음을 제공했다. 둘이 합쳐 지금은 270kg 이상 체중이 나갈 만큼 야구계 거구들이 13평 원룸에서 침대 하나를 같이 썼다는 내용부터 배달 음식 시킬 때의 민망함 극복법 등 다채로운 이야기들은 야구 이외의 사연들을 궁금해하는 시청자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줬다. 

"3일간 자다가도 울었다" 솔직한 은퇴 심경 풀어낸 <유퀴즈>
 
 지난 26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의 한 장면.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프로야구 스타 이대호가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다.
ⓒ CJ ENM
 
이보다 앞서 진행된 <유퀴즈>에서 이대호는 은퇴 경기 당시의 이런저런 이야기 부터 야구선수로서의 인생에 대한 솔직함이 공감을 자아냈다. "한 3일은 계속 자다가 일어나서 울고... 자기 전에 울고 했는데 이제 조금 적응된 것 같다"고 말해 그를 응원했던 팬들을 다시 한번 마음 짠하게 만들었다. 

그는 올 시즌에도 여전히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기에 MC 유재석 조차 "(은퇴하는 것이) 아쉽지 않냐?"는 질문을 건냈다. 이에 "2년 전 결정을 해서 번복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나이가 많아 힘든 감도 있고 쉬고 싶다는 생각도... 그리고 후배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고 싶어 은퇴를 결정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그래도 아쉬운 마음이 없진 않았을까? 이대호는 KBO 통산 2200안타에 딱 한 개 부족한 2199개를 치고 그라운드를 떠나게 된 것이었다.  

"KBO리그에서만 2199개이고 일본서도 치고 미국에서도 쳐서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  

이런 특유의 대범함이 일명 '조선의 4번타자'로 만든 남다른 비결은 아니었을까?

한국 야구의 대들보, 새로운 인생에 응원의 박수를...
 
 지난 26일 방영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MBC '라디오스타'의 한 장면.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프로야구 스타 이대호가 초대손님으로 출연했다.
ⓒ CJ ENM, MBC
 
이대호는 애초 거창한 은퇴식, 은퇴 투어를 하고 싶진 않았었다고 한다. "울 것 같아서 은퇴식을 안 하려고 했다. 조용히 떠나고 싶었다. 하지만 구단, KBO에선 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거절을 못했다"(라디오스타) 결과적으로 그의 마지막 경기는 웃음과 눈물이 오가는 멋진 은퇴식으로 장식되었다.  

비록 소속팀 롯데와 더불어 우승을 해보지 못한 아쉬움 하나를 남기긴 했지만 고 최동원 선수(11번) 옆에 그의 10번 등번호가 나란히 걸리는 영구 결번 선수가 될 만큼 그의 이름 석자는 어느새 한국 야구의 대들보나 다름 없는 존재가 되었다.

"21년 동안 많이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신 걸 이번 은퇴 투어를 통해 많이 느꼈다"는 그는 "사랑 받은 만큼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좋은 일 많이 할 수 있도록 잘 살겠다"고 팬들에게 다짐한다.(유퀴즈)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여의고 어려운 생활 속에서 야구 하나만 의지하고 성장한 야구 소년은 여전히 자신을 아껴준 분들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고 있었다. 부산을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강타자 이대호는 이제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지만 야구 선수가 아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는 그에게 아낌없는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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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in.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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