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탄 공격에 온실가스 최고치 찍어…“이대로 가면 세기말 2.5도↑”

천권필 2022. 10. 2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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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 야생동물 보호구역에서 한 북극곰이 녹은 얼음 사이를 걷고 있다. [AP=뉴시스]

지난해 지구 대기 중의 온실가스 농도가 최고치를 찍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은 이대로 가면 세기말에는 전 지구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5도나 상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26일(현지시각) 발간한 18차 온실가스 연보에서 “지난해 대기 중 전 지구 온실가스 농도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WMO는 매년 전 세계 지구대기감시(GAW) 관측소 자료를 바탕으로 전 지구 온실가스 평균 농도를 발표한다.


메탄 40년 관측 이래 가장 가파르게 증가


1983년부터 2021년까지 전 지구 연간 메탄 증가율. WMO
이번 보고서에서 가장 주목하는 건 메탄의 증가다. WMO는 지난해 메탄 농도가 1908ppb(parts per billion)로 전년보다 18ppb 증가하는 등 40년 전 체계적인 관측이 시작된 이후 가장 가파른 증가 값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평균 증가율(9.2ppb/년)의 두 배에 이르는 수치다.

메탄은 대기 중에서 이산화탄소보다 양은 적지만 온실효과는 80배 이상 높기 때문에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주로 농·축산업과 폐기물, 화석연료에서 발생한다.

WMO는 “예외적인 증가의 이유는 명확하지 않지만, 생물학적 과정과 인간에 의해 유발된 과정 모두의 결과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메탄은 10년 미만의 짧은 수명을 가지고 있어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되돌릴 수 있다”며 “화석연료 부문에서 메탄 배출량을 줄이려는 전략을 지체 없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의 경우, 지난해 415.7ppm(parts per million)을 기록해 전년보다 2.5ppm가량 증가했다. 아산화질소도 334.5ppb로 전년보다 1.3ppb 증가해 최대치를 경신했다.


“세기 말에 지구 온도 2.5도 높아져”


화력발전소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는 모습. 중앙포토
현재 전 세계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이대로 가면 세기말에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2.5도 상승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왔다. 지구의 온도 상승 폭을 1.5도로 제한하자는 2015년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치를 크게 뛰어넘는 수치다.

유엔은 다음 달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런 내용을 담은 지구 온도 예측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193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등 기후 공약을 종합해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국가들이 현재의 탄소 감축 약속을 이행하더라도 2030년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0년 대비 10.6%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는 13.7% 증가할 것이라던 지난해 추정치보다는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파리기후협약의 목표(지구 온도 상승 1.5도 제한)를 달성하기에는 불충분하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최근 발표에서 지구 온도 상승을 1.5도 이하로 억제하려면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43%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금 추세라면 2100년에 지구의 온도는 산업화 이전보다 2.5도 증가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사이먼 스티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성명에서 “우리는 1.5도 제한으로 향하는 길에 서기 위해 필요한 배출 감소 규모와 속도에 여전히 근접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 목표를 유지하려면 각국 정부가 기후 행동 계획을 즉시 강화하고, 향후 8년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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