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덕에' 유럽 은행 대규모 이익…횡재세 도입 논란 확산

박병희 2022. 10. 27.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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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형 은행들이 3분기에 일제히 상당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되면서 횡재세 부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요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은행들이 큰 이익을 낸 이유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이미 지난 7월 서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은행 이익에 횡재세를 부과했고 이어 헝가리가 횡재세를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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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유럽 대형 은행들이 3분기에 일제히 상당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되면서 횡재세 부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주요 외신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 은행들이 큰 이익을 낸 이유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시중 은행도 예금과 대출 금리를 올리는데 보통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많이 오르면서 은행 이익이 증가한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은 지난해 12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려 0.1%였던 기준금리를 현재 2.25%까지 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도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0%였던 기준금리를 0.75%로 올렸다. 애널리스트들은 ECB가 내년에 기준금리를 2.5%까지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는 이날 3분기 세전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두 배 이상으로 늘어 16억유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 이후 최대 분기 순이익을 달성했고 애널리스트 예상치 13억유로를 크게 웃돌았다. 도이체방크의 올해 연간 순이익은 2009년 이후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수익이 크게 늘면서 정부의 표적이 될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스페인은 이미 지난 7월 서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은행 이익에 횡재세를 부과했고 이어 헝가리가 횡재세를 도입했다.

제레미 헌트 영국 재무장관도 은행 이익에 세금 부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영국 정부는 중기 재정 계획 발표 일정을 내달 17일로 연기했다. 애초 영국 정부는 이번달 31일 발표할 예정이었다. 헌트 재무장관은 어려운 상황에서 최선의 결정을 하기 위해 리시 수낵 총리에게 일정 연기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HSBC와 스탠더드차타드 등이 대규모 3분기 이익을 발표하면서 야당에서도 횡재세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날 HSBC는 3분기 조정 세전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18% 증가한 65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스탠더드차타드의 3분기 순이익도 전년동기대비 40% 늘어 예상치 11억달러를 웃돈 14억달러를 기록했다.

자유민주당의 사라 올네이 대변인은 "일반 국민들은 자신들의 주택담보대출 비용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은행 수익이 크게 늘어나는 상황을 수용하기 힘들 것"이라며 "분명히 재무부가 은행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HSBC의 노엘 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금융서비스업 부문이 일반 기업보다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 반대 입장을 밝혔다. 퀸 CEO는 "횡재세가 없기를 바라지만 이는 재무장관이 결정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바클레이스의 CEO는 "예측가능한 세금 체계가 세계 금융중심지로서 영국에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횡재세 문제에 대한 정부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바클레이스, 산탄데르, 우니크레디트, UBS 등도 모두 예상치를 웃도는 분기 순이익을 발표했다.

바클레이스의 3분기 세전 순이익은 6% 증가한 19억7000만파운드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18억1000만파운드를 읏돌았다. 유로존 최대 은행인 스페인 산탄데르는 11% 증가한 24억2000만유로 순이익을 발표했다.

이탈리아 2위 은행 우니크레디트의 3분기 순이익은 사상 최대 17억유로를 기록해 애널리스트 예상치 10억유로를 크게 웃돌았다. 우니크레디트의 올해 누적 순이익은 48억유로를 넘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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