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저지 넣고 시진핑 핵심 지위 수호…중공 당 헌법 수정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핵심 지위를 수호하고 대만독립을 저지한다는 내용을 새로 추가한 중국공산당(중공) 당장(黨章·당 헌법) 수정안 전문이 공개됐다. 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27일 지난 22일 폐막한 중공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에서 수정 통과된 당 헌법 수정안 전문을 게재했다.
이번 수정안에는 관심을 모았던 이른바 ‘두 개의 확립(兩個確立)’은 들어가지 못했다. 대신 시진핑 당 총서기의 핵심 지위와 당 중앙의 권위를 지켜야 한다는 이른바 ‘두 개의 수호(兩個維護)’는 당원의 필수 의무 조항에 들어갔다. 당 관계자는 20차 당 대회에서 총 50군데가 수정됐으며 시진핑 주석이 직접 11차례 회의를 열고 수정을 주도했다고 공개했다.
이날 지면에 게재된 당 헌법에 시진핑 이름은 총 12번 등장한다. 5년 전 19차 수정안과 비교해 1차례 늘었다. 덩샤오핑 12회와 같다. 13회 등장한 마오쩌둥 다음이다. 역대 총서기인 장쩌민(江澤民), 후진타오(胡錦濤)는 각각 한 차례 나온다. 서문에 해당하는 총강(總綱)의 역대 지도자의 업적 기술 부분에 큰 변화는 없었다.
이번 20차 업무 보고에 처음 등장한 ‘중국식 현대화’ 용어도 당 헌법총강에 들어갔다. 즉 “중국의 사회주의 건설은 반드시 중국의 국가 사정에서 출발해, 중국 특색사회주의 길을 걷고, 중국식 현대화로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전면 추진해야 한다”고 기술하면서다.
‘두 개의 확립’ 기재에 실패한 점은 주목된다. 중공은 20차 당 대회 개막 후 여러 차례 각급 회의에서 시진핑 동지의 당 중앙의 핵심, 전체 당의 핵심 지위를 확립하고, 시진핑 신시대 중국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 지위를 확립한다는 ‘두 개의 확립’을 강조했다. 시진핑 개인과 사상의 권위를 옹립해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당장 문턱을 넘는 데 실패했다. 대신 시진핑 개인과 당 중앙을 수호하는 양개유호, 즉 ‘두 개의 수호’만 허용했다. 당 중앙과 시진핑 개인의 권위와 달리 이른바 ‘시진핑 사상’은 아직 핵심 권위를 확립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으로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두 개의 확립’은 지난해 19기 6차 전원회의에서 통과된 세 번째 역사결의 직후 “두 개의 확립은 전체 당과 전체 군, 전국 각 민족 인민 공동의 바램을 반영했으며 신시대 당과 국가사업 발전,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추진하는 역사 여정에 결정성 의의를 지닌다”는 표현을 써가며 당 중앙선전부 주도로 대대적으로 선전해왔다.
또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16자를 ‘시진핑 사상’ 5자로 압축해 기재하는 것도 좌절됐다.
대만 통일에 대한 표현도 최악은 피했다. 이번 수정안은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제도’ 방침을 매우 정확하고, 확고부동하게 관철하고, ‘대만독립’을 단호히 반대·저지하며, 조국통일 대업을 완성한다”고 기재했다. 5년 전 “‘하나의 국가 두 개의 제도’ 방침에 따라, 조국통일 대업을 완성한다”에서 독립 저지가 추가됐다. 주목했던 “조국의 완전 통일 실현”이라는 표현은 들어가지 못했다. 즉 통일 표현은 강화하지 못했다.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였던 ‘인민 영수’도 당장에 들어가는 데는 실패했다. 10조 6항의 “당은 어떤 형식의 개인숭배도 금지한다”는 조항도 살아남았다. “당과 영도자 활동은 당과 인민의 감독 아래 있음을 보증하는 동시에 당과 인민의 이익을 대표하는 영도인의 위신을 모두 보호한다”고 부연한 조항이다. 베이징의 한 중국 소식통은 “개인숭배 금지 조항이 존속한 것은 다행”이라며 “향후 관영 매체의 시진핑 띄우기 수위의 변화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관영 신화사는 수정안 전문을 공개한 뒤 수정 과정을 설명하며 총강에서 37곳, 조문 13곳을 고쳤다고 밝혔다.
‘중화민족’ 시진핑 집권후 2회에서 18회로 급증
시진핑 시대에 거행된 당 대회 18·19·20차 수정안 전문을 각각 비교한 결과 민족주의의 발흥이 재확인됐다. 2002년 전까지 당 헌법에 기재되지 않았던 ‘중화 민족’은 각각 2→8→11회로 급증 추세다.
‘마르크스’도 18→25→28회로 증가세다. 중국의 이념화를 상징한다. ‘혁명’도 4→8→13회로 늘었다.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기조가 사라지고 마오쩌둥의 혁명 시대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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