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폴 맞고 5분간 심정지"…'프렌즈' 배우의 끔찍한 고백

전수진 2022. 10. 26. 16:4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프렌즈' 재결합 시리즈에 등장한 매튜 페리(오른쪽). HBO Max, AP=연합뉴스


중독을 극복하기 위해 900만 달러(약 128억원)을 쓴 남자. 40대 중반에 이미 “인생의 절반을 재활센터에서 보냈다”는 남자. 전설의 미국 드라마 ‘프렌즈’의 출연 배우 매튜 페리(53) 얘기다. 페리는 ‘프렌즈’에서 착하고 수더분하지만 엉뚱한 캐릭터 챈들러 빙 역할로 스타덤에 올랐다. ‘프렌즈’는 캐나다 출신 이 배우에게 부와 명예와 인기를 가져다줬지만, 그에게 족쇄도 됐다.

그는 “내 대사나 연기에 사람들이 웃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강박을 느꼈고 스트레스가 엄청났다”고 적었다. 페리 본인이 다음달 1일 출간하는 회고록 『프렌즈, 연인들 그리고 끔찍한 그 일(Friends, Lovers and the Big Terrible Thing)』 얘기다. 그는 강박을 이기기 위해 바이코딘이나 재낵스 같은 약물에 의존했다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만큼의 양을 확보하기 위해 요통 등을 핑계로 의사 8명에게 찾아가 처방전을 받았다고 한다. ‘프렌즈’ 에피소드 중에서 챈들러가 체중이 갑자기 증가했다가 급격히 감량을 했다가 하는 모습이 나오는데, 이또한 중독으로 인한 건강 악화가 원인이었다.

매튜 페리의 회고록 커버. AP=연합뉴스


중독은 ‘프렌즈’ 이후 그의 연기 경력에 그림자를 짙게 드리웠다.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그와 인터뷰에서 “매튜 페리와 관련해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요즘 뭐 하는지 도통 안 보이네’로 꼽을 수 있다”고 적었다. 중독 치료에 전념하느라 연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얘기다. 그의 회고록 내용을 미리 보도한 영국 타임스에 따르면 한 번은 프로포폴에 중독됐고, 주사를 맞은 뒤 5분간 심정지를 겪기도 했다고. 넷플릭스 화제작으로 메릴 스트립 등 스타 캐스트를 자랑한 영화 ‘돈 룩 업’에도 출연이 확정돼 있었지만 심정지 사태 때문에 포기했다고 한다.

일뿐 아니라 연애도 망쳤다. 그것도 줄리아 로버츠 같은 스타 배우와의 연애였다. 로버츠가 ‘프렌즈’에 게스트로 출연한 뒤, 먼저 페리에게 호감을 표했고 둘은 실제로 사귀었지만,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별을 통보한 건 로버츠가 아닌 페리였다. 영국 타임스에 따르면 그는 회고록에 “로버츠 같은 아름답고 멋진 스타가 나를 좋아해 준다는 게 이해가 되지 않았고, 언젠가 나를 차버릴 거라는 부담이 컸다”며 “그러느니 차라리 관계를 빨리 정리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이별을 통보했을 때) 로버츠의 혼란스러운 표정을 잊을 수 없다”도 덧붙였다.

매튜 페리와 줄리아 로버츠가 함께 '프렌즈'에 등장했던 장면. 워너브라더스, Page Six 캡처


진통제부터 프로포폴까지 중독된 경험을 굳이 털어놓은 이유는 뭘까. 그는 NYT에 “내가 무슨 대단한 희열을 맛보기 위해 그 약들을 삼켰다는 게 아니다”라며 “그냥 진통제 다섯 알 먹고 편안하게 영화를 보다 잠들고 싶은 게 다였는데, 그러다 중독이 되고 말았다”고 말했다. 중독이라는 게 생각보다 우리 삶 가까이 있다는, 그가 몸소 겪어낸 교훈이다. 그는 “그나마 코카인 같은 마약은 하지 않겠다고 마음을 굳게 먹었고 그 덕에 목숨을 건졌고, 다신 그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며 “알코올부터 마약까지 다양한 중독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숨지 말고 당당히 나와서 치료를 받으라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렌즈' 출연진. NBC 캡처


그렇다고 굳이 약 때문에 정신이 몽롱해서 넘어져 부러진 앞니를 청바지 주머니에 넣고 치과에 갔던 일 등까지 소상히 적을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그는 NYT에 “마지막 재활을 하고 있을 때, 자성의 의미로 스마트폰에 내 경험을 적어나가기 시작했는데, 처음엔 내 현실을 직면하는 것도 힘들었다“며 “지옥에 다녀온 경험을 나눠서 누군가를 그 지옥에서 나오게 도울 수 있다면 의미가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제 50대에 접어든 그는 조심스레 가족을 꾸릴 꿈을 꾼다고 했다. 그는 NYT에 “솔직히, 외롭다”며 “언젠가 결혼을 해서 아이도 낳고 싶은데, 산전수전 겪은만큼 좋은 아빠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