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악화 덮치고 물가 상승 엎치고…소상공인, 소비자 ‘시름’

문수정 2022. 10. 2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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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손모(35)씨는 얼마 전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가 물가 상승을 절감했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가 위축돼 외식업종도 다시 불황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라며 "지난봄, 여름에는 활기가 있었다. 원재료 물가 부담에도 경기 자체가 살아날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쑥 들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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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서울 중구 명동의 식당가에 메뉴 가격이 적힌 입간판들이 나와있다. 외식물가 상승세가 가파른 가운데 식재료 물가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외식업계 부담은 커지고 경기 침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직장인 손모(35)씨는 얼마 전 한 패밀리 레스토랑에 갔다가 물가 상승을 절감했다. 2개월 전 방문했을 때보다 주요 메뉴 가격이 7000원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손씨는 “즐겨 먹는 점심 메뉴가 8월에 2만4500원이었는데 지난주에 가 보니 3만1900원으로 올랐더라”며 “2000~3000원 정도면 모를까 한 번에 7000원씩 오르는 거 보니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고물가에 경기침체까지 더해지면서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 시름이 깊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물가 상승률은 9.0%로 1992년 7월(9.0%) 이후 30년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비 소비자물가 상승률(5.6%)이나 개인서비스물가 상승률(6.4%)을 크게 웃돈 수치다.

한국소비자원 가격 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짜장면 가격은 평균 6000원으로 1년 전보다 13.8% 올랐다. 칼국수 평균 가격은 8423원(12.9%), 김밥은 3046원(11.5%), 삼겹살은 1만8851원(9.7%)으로 1년 사이 10% 안팎 인상됐다. 손씨처럼 ‘물가 공포’를 느끼는 소비자들이 적잖은 이유가 통계로 확인된다.

물가 공포는 소상공인들도 체감하고 있다. 장사는 되는데 남는 게 별로 없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온다. 서울 강동구에서 국숫집을 운영하는 강모(38)씨는 “코로나 한창일 때보다 손님이 분명 늘었는데 재료값이 워낙 올라서 별로 나아진 것 같지 않다”며 “더 나빠지지 않으려면 가격을 올리든 양을 줄이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외식업 경기는 살아나는 듯 보이지만 ‘실속은 없다’는 반응이다. 식재료 물가가 크게 오르면서 강씨 사례처럼 남는 게 없는 장사를 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3분기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는 4분기 연속 오르면서 89.84를 기록했다. 외식산업 경기동향지수가 100을 넘으면 경기 호전을 전망하는 업체가 더 많다는 뜻이다. 이 수치로만 보면 외식업 경기는 살아나는 듯 보인다.

문제는 외식산업 식재료 원가지수가 더 가파르게 올랐다는 점이다. 지난해 1분기부터 7분기 연속 분기마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3분기 외식산업 식재료 원가지수는 145.8로 지난 분기보다 0.71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가 100을 넘으면 지난해 동기 대비 원가가 올랐다는 뜻이다. 재료비 부담이 외식 물가를 끌어올리고, 높은 외식물가 탓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닫는 악순환이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식품업계에서는 당분간 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원유 가격 상승으로 우윳값이 오르고, 국제선물시장의 생두 가격 상승으로 커피 가격도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환율까지 더해지면서 수입산 식품을 원재료로 쓰는 업종의 가격 인상은 예정된 수순이 됐다. 밀가루, 식용유 등의 수입산 재료비 상승과 환율 영향을 이유로 주요 라면업계 4사는 이미 라면 가격을 올렸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심리가 위축돼 외식업종도 다시 불황의 늪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팽배한 상황”이라며 “지난봄, 여름에는 활기가 있었다. 원재료 물가 부담에도 경기 자체가 살아날 거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있었는데, 지금은 쑥 들어갔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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