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 던지고 베트남 간 김진태... 이재명 "이거야말로 직권남용"
[박소희, 박정훈, 남소연 기자]
▲ 윤석열 정부 경제참사 김진태 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 참석한 허영 의원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강원 춘천시철원군화천군양구군갑)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경제참사 김진태 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남소연 |
26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 더불어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회가 개최한 '윤석열 정부 경제참사 김진태 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에서 강원도 춘천이 지역구인 허영 의원이 현지의 혼란스러운 상황을 전달했다. 그러자 홍익표 의원은 "김진태 지사는 지금 어디 계신가"라고 물었다.
허영 의원 : "베트남에서 열리는 관광 관련 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송갑석 의원 : (객석에서) "폭탄 던지고 (베트남에 갔다니)."
허 의원 역시 "이런 처신도 대단히 부적절하고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금융시장은 현재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23일 추경호 경제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모여 '50조 원 유동성 공급 프로그램 가동' 방침을 정했지만, 역부족이라는 반응이 적지 않다. 정부의 긴축재정 기조, 한은의 금리 인상 국면과 어긋나는 정책이라 여러모로 우려하는 시선도 많다.
400억이 50조로... "탱크로도 막을 수 있을지 걱정"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호미로 막을 수 있는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얘기가 있는데 '김진태발 금융위기'가 딱 그 말과 같다"며 사태의 경과를 소개했다. 그는 "9월 20일 (레고랜드 개발 등에 참여한) 중도개발공사가 2050억 원을 빌렸는데 대략 400억 원 정도를 갚기가 쉽지 않다고 김진태 지사에게 보고됐다"며 "당연히 했어야 될 일임에도 전임 지사의 책임을 물어 지급보증을 하지 않겠다고 한 게 9월 28일이고, 10월 5일 최종부도처리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있어선 안 될 일이 시작된 것"이라며 "가뜩이나 윤석열 정부가 민생의 무능함을 연일 보여주는 상황에서, 같은 당 지방정부가 당연히 이행해야 할 지급보증을 하지 않으니 어떤 일이 생기겠나"라고 했다. 김 의장은 "그때라도 중앙정부가 나서야 했는데 거의 한 달간 방치하고 나니 시장이 난리가 나지 않았겠나"라며 "50조 원을 긴급투입하기로 했지만, 이젠 탱크로도 막을 수 있을지 없을지 걱정이 태산"이라고도 우려했다.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일파만파로 커지는 중이다. 허영 의원은 "레고랜드는 춘천에 있는데 이 사건은 레고랜드하고 상관 없다"라며 "정말 순전히 김진태 도지사발 금융위기라고 해야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 오신 의원, 언론인에게 간곡히 호소 드린다"며 "제발 레고랜드발 금융위기로 지칭하지 말아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또 김진태 지사가 전후 맥락을 제대로 알지도 못한 채 '채무불이행 선언'이라는 대형사고를 쳤다고 밝혔다.
"레고랜드는 잘 운영되고 있다. 1007명이 고용되어 일하고, 그 중 700명이 강원도민이고 앞으로 600~700명 도민이 더 채용될 예정이었다. 아마 김진태발 금융위기의 가장 큰 피해자가 그분들일 거다. 지금도 엄청나게 속앓이하고 있다. 레고랜드 입장에서도 이번 사항이 매우 불편할 거다. 자체 투자비용이 2200억 원이고, 2018년 협약에 따라 앞으로 2770억 원 더 투자를 진행할 계획인데 이 논란이 브랜드에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투자 의향에도 부정적 영향이 일고 있다.
중도개발공사는 강원도가 레고랜드를 포함해 중도 일원을 관광지로 개발하기 위해서 인프라를 깔고자 설립한 회사다. 강원도가 1대 주주인 출연기관이고 도청 직원도 5명 파견해서 일하는 회사인데 부도가 났다. 그런데 김진태 지사는 이 공사가 어떻게 운영되는지도 모르고 법정관리를 신청한 거다. 지역에선 이미 해당 공사 노동자들이 김 지사의 채무불이행 선언으로 임금을 받지 못해서 도청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상황이다. 건설사도 도산위기에 처했다."
▲ 이재명 대표, 윤석열 정부 경제참사 김진태 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 참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경제참사 김진태 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 남소연 |
비공개 최고위원회가 길어져 뒤늦게 참석한 이재명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도 김진태발 금융위기 얘기가 많았다"고 했다. 그는 "경제는 건들면 쉽게 깨지는 그릇 같은 존재 아닌가. 정말 섬세하게 다뤄야 하는데, 과격하게 두들겨서 결국 깨져버린 상태가 됐다"며 "국가 또는 지방정부가 법적 의무를 충분히 이행할 수 있는데도 이행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 이거야말로 직권남용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그래서 대한민국 경제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했는데, 온갖 군데는 절차를 어기면서 감사하는 감사원은 이 문제에 왜 침묵하고 있나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선 최고위에서도 "(이 문제는) 감사원, 검찰, 경찰의 불공정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라며 "경제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정책 판단, 의무 위반은 쉽게 하는 강원지사도 문제지만, 이걸 자기 편이라고 가만히 방치해두는 정부 모습이 IMF 사태 발생 당시 정부와 너무 닮았다"고 했다.
▲ 윤석열 정부 경제참사 김진태 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 이정환 한양대 교수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경제참사 김진태 사태 자금시장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에서 '레고랜드와 부동산 PF 부실 그리고 채권시장'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 교수,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태현수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과 서기관. |
ⓒ 남소연 |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리가 먹는 채소와 과일이 이렇게 생산된다니... 씁쓸한 현실
- '윤석열 직인' 제시한 전현희 "내가 결론 바꿔? 이정도면 무고"
- 기름넣기 딱 좋은 곳... 고속도로 '부동의 1위' 주유소
-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골목, 상인들 한숨 들리는 까닭
- 윤 대통령 "옛 탄소중립 목표, 과학 근거 없어... 어찌됐든 이행"
- 콘크리트에 갇힌 대구 중구 가로수, 끔찍합니다
- "딸과 공저 3편 모두 자기표절 의혹"... 이주호, 이번엔 논문 논란
- "남한테 공약 떠넘기나" 교총·전교조 이장우 규탄 한목소리
- [오마이포토2022] "정치개혁, 더 이상 국회 손에만 맡길 수 없다"
- 경찰, 이재명 장남 불법도박 혐의 송치... 성매매 혐의는 불송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