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나 지어라” “괴물” 교사 막말에 초등생들 집단 등교 거부

방제일 2022. 10. 26.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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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이 100명도 안 되는 경상남도의 한 시골 초등학교에서 교사의 아동학대 혐의로 일부 학생들이 집단으로 등교를 거부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남의 A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지난 21일부터 B 교사의 막말에 항의해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학부모가 제공한 학생들의 진술서를 보면 B 교사의 막말은 동료 교사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랍고 충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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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교사 2개월 병가 … 아동학대로 경찰 고발
학부모들 "해당 교사 교단 떠나야"
경상남도의 한 초등학교 학생의 진술서'. 1학년 선생님이 한 말들'이라며 교사의 막말이 기록돼 있다. 사진= A 초등학교 학부모 제공

[아시아경제 방제일 기자] 전교생이 100명도 안 되는 경상남도의 한 시골 초등학교에서 교사의 아동학대 혐의로 일부 학생들이 집단으로 등교를 거부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경남의 A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은 지난 21일부터 B 교사의 막말에 항의해 등교를 거부하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설립돼 1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이 학교는 현재 5학년의 경우 한 학급뿐이며 학생 수는 12명이다.

학부모가 제공한 학생들의 진술서를 보면 B 교사의 막말은 동료 교사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랍고 충격적이다.

아이들은 진술문에는 "부모는 너를 싫어해서 괴물로 키우는 것이다" "너희들보고 개XX라고 한 이유는 개가 요즘 사람보다 잘 대접받고 있기 때문이다" "네가 이러고도 학생이냐, 농사나 지어라" "너희 부모는 너를 사랑하지 않는다" "부모를 데려오면 교권 침해다" "1학년보다 공부 못하는 XX들" "1학년 보고 형님이라고 불러라" 등의 욕설이 쓰여 있다.

"애인이 있으면 휴대폰과 화장품을 책상 위에 놔둬도 된다"라는 말도 했다고 하는데 아이들은 왜 이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1학년 담임이었던 B 교사의 이런 아동학대는 올해 여름 방학이 지난 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아이들은 설명했다. 또 5학년 담임의 경우 자신이 책임지는 반 학생들이 B 교사에 의해 막말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는 걸 알고 있었지만 별다른 조처를 하지 않아 학부모들에게 질타를 받고 있다.

이런 사실을 자녀들로부터 전해 들은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강력히 항의했으며 24일 교장과 면담하고 B 교사와 5학년 담임의 처분에 대해 논의했다.

학부모 대표에 따르면, 교장은 이 자리에서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 "B 교사와 5학년 담임을 2개월 병가 조치한 후 다른 학교로 전근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B 교사가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직접 사과하고 교직을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B 교사의 행태를 볼 때 다른 학교에 가서도 막말과 아동학대가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학생들의 심리치료도 요구했고, 학교 측은 학부모들의 요구를 수용하기로 했다.

사태가 커지자 B 교사는 25일 학생과 학부모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그는 먼저 학부모들에게 "죄송합니다"고 말한 후 학생들에게 "부적절한 언행으로 마음 아프게 해서 미안하다. 깊이 반성한다. 부모를 폄훼하는 말을 했는데 제정신이 아니었다. 더 반성하고 공부해서 다시 아이들 앞에…"라고 말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일이 많이 힘들었다고 토로하며 아이들에게 사과를 받아줄 수 있는지 물었다. 하지만 대부분 아이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B 교사는 "애들이 용서해줄 동안 학교를 쉬겠다. 다시 기회를 줄 수 없겠냐"고 재차 물었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교직에 몸담은 후 이런 일은 처음 봤다. 경찰과 군청에서 동시에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학부모 대표는 "B 교사는 사과하면서도 교단에 다시 복귀하겠다는 뜻을 비쳤지만, 학부모들은 모두 반대한다. B 교사와 아이들을 같이 있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우리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심리치료에 들어갔으며 등교 여부는 이후 상황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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