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때녀'보다 우리가 잘해요"…98년만의 첫 여자축구 연고전
“이기는 게 제일 중요하다.” (고민정 W-KICKS 주장)
“전 종목 승리를 장담한다.” (장서희 FC 엘리제 부주장)
29일 ‘2022 연고전(고연전)’에서 처음 맞붙는 여성 축구단의 승리 의지는 결연했다. 올해 주최측인 고려대가 지난 14일 아마추어 여자 축구를 경기 종목에 포함시킨다고 밝혔다. 고려대에서는 ‘FC엘리제’, 연세대에서는 ‘W-KICKS(더블유킥스)’가 여자축구 경기에 출전한다.

1925년 조선체육회 주최 ‘조선정구대회’에서 연희전문학교(연세대의 전신)와 보성전문학교(고려대의 전신)가 맞붙은 것을 기원으로 꼽는 연고전에서 여성이 선수로 출전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9년 연고전에도 여자축구가 도입됐지만 태풍 ‘링링’으로 경기가 취소돼 역사는 뒤로 미뤄졌고 지난 2년간 코로나19로 연고전 자체가 불발됐다. 올해도 불투명했던 연고전 개최가 방역기준 완화로 가능해지면서 첫 맞대결이 성사됐다. 지난 19일 연세대, 24일 고려대의 훈련 현장을 찾았다.
첫 여성 선수 등장하는 연고전

장씨는 “학교 운동장을 사용 못하니까 1주일에 3번씩 남양주까지 가서 훈련했다”며 “싼 곳을 찾아 거기까지 간 건데 2시간 빌리는 데 6만원이었다. 재정적으로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연세대 신채은 부주장(22·DF)은 “회비로는 턱없이 모자라서 우승상금으로 채워야 했다. 돈 벌려고 대회를 나갔다”며 웃었다.

여자축구 연고전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건 최근 축구에 대한 관심도가 급상승한 여성 대학생들의 분위기를 반영한 결과다. 캐나다 유학생으로 ‘FC 엘리제’ 주장을 맡고 있는 다니카(22·DF)는 “2007년에 과 소모임으로 창단되었는데 이제는 지원자가 30명이 넘어 매번 트라이아웃을 한다”고 말했다. 신입 부원들 중에는 어릴 때 스포츠클럽에서 축구를 해 봤다는 사람도 적잖다. 고민정(연세대 주장)씨는 “‘여학생은 피구, 남학생은 축구’ 라는 공식에 갇혀 보냈던 중·고등학교 시절에 비하면 확실히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늘 꿈꿔왔던 기회…‘골때녀’보다 우리가 잘해”

주장들이 꼽은 관전 포인트는 고려대의 수비, 연세대의 조직력이다. 다니카(고려대)는 “고려대는 공격도 강하지만 특히 수비가 강하다. 윙들이 빠르고 실점이 적다”고 말했다. 고민정(연세대)씨는 “다른 팀들은 선수 출신의 주요 선수가 있는데 저희는 모든 선수들이 다 골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공격 루트가 다양하다”고 말했다. 양팀은 각자 기초체력 훈련 시간을 늘리고 전력 영상을 분석하며 경기에 대비하고 있다.
양팀은 모두 ‘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지만 이번 연고전이 여자축구를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것엔 한마음이었다. 다니카는 “관중도 많고 진지한 분위기인 미국과 달리 한국은 여자축구를 취미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이번 경기를 계기로 사람들의 관심이 더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서인 기자 choi.seo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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