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뺨친 유튜버.. 대마초 제보받고 추적·신고·검거 중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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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지난 19일 소셜미디어에 '함께 술 마시고 놀 사람'을 찾는 글을 올렸다.
이에 A씨는 경찰이 아닌 한 유튜버를 떠올리고 제보했다.
A씨는 자신의 신상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유튜버에게 사건을 제보했다고 한다.
해당 유튜버가 운영하는 채널에는 이 사건 외에도 여고생에게 성관계 영상 촬영을 요구한 남성, 아동 성착취물을 구매·유포한 남성 등을 직접 추적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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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추적땐 또 다른 위험 초래
A씨는 지난 19일 소셜미디어에 ‘함께 술 마시고 놀 사람’을 찾는 글을 올렸다. 얼마 뒤 한 20대 남성에게 ‘대마초를 갖고 있다. 대마초를 피운 후 놀면 기분이 좋으니 함께 하자’는 내용의 메시지를 받았다. 이에 A씨는 경찰이 아닌 한 유튜버를 떠올리고 제보했다. 해당 유튜버는 성매매나 아동 성착취물을 유포하는 사례 등을 제보받아 범인을 추적하는 영상을 실시간 송출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A씨는 메시지를 보낸 남성에게 자신의 주소가 아닌 유튜버가 있는 서울 성북구 주소지를 알려줬다. 해당 남성이 “도착했다”며 자기 차량 로고가 있는 핸들과 함께 대마초 인증샷을 A씨에게 보내자 유튜버는 인증샷에 나온 동종의 외제차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당일 오후 8시쯤 남성의 회색 외제차량이 한 빌라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것을 확인한 유튜버는 경찰에 이 남성을 신고했다.
서울 종암경찰서는 마약류관리법(대마) 위반 혐의로 메시지를 보낸 남성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남성의 차량에선 밀폐 용기에 담긴 대마초가 발견됐다. 대마초를 말아서 피울 수 있는 종이 등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남성은 현장에서 범행을 시인하고 불구속 상태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체내에서 마약이 검출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했다.
A씨 제보를 받은 유튜버는 대마 사범 검거 과정을 실시간으로 자신의 채널에 송출했다. 23일엔 영상 편집본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30여분의 영상에는 6명의 경찰이 출동해 A씨를 붙잡고 대마초를 압수하는 과정 등이 모두 담겼다.
A씨는 자신의 신상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유튜버에게 사건을 제보했다고 한다. 해당 유튜버가 운영하는 채널에는 이 사건 외에도 여고생에게 성관계 영상 촬영을 요구한 남성, 아동 성착취물을 구매·유포한 남성 등을 직접 추적하고 경찰에 신고하는 내용의 영상이 올라와 있다. 유튜브엔 다른 유튜버가 운영하는 비슷한 성격의 채널이 여러 개 운영 중이다.
다만 공익 목적이라 해도 사인인 유튜버가 범죄자를 추적하는 행위는 또 다른 위험을 초래하고 위법 시비가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널 인기를 위해 자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소지도 다분하다. 한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마약을 복용한 상태라면 폭력성이 있어 경찰이 아닌 일반인이 쫓아가는 경우 위험할 수 있다”며 “또 실제 범죄 혐의자가 아닌데 오인 신고가 되거나 영상을 빌미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할 수도 있으니 범죄 대응은 경찰을 통하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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