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협회' 1억 기부한 사교육업체에 1억3600만원 '렌탈비' 지급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설립한 협회에 거액 기부금을 낸 사교육업체가 기부금 이상의 학습기기 대여료를 협회에서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업체에 기부금을 받은 뒤 해당 업체 제품을 사용해준 셈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아시아교육협회의 수행 연구 지출 세부내용을 보면 아동 양육시설, 지역아동센터 등을 대상으로 한 아시아협회의 교육 복지 사업 6건에 이러닝 사교육 업체인 A사의 학습용 기기가 사용됐다. 협회는 기기 대여료로 A사에 10회에 걸쳐 총 1억3600만원을 지급했다.
A사는 2020년 11월 아시아교육협회에 1억원의 기부금을 냈던 업체다. 1억원의 기부금을 내고 1억3600만원의 기기 대여료를 받은 셈이다. 2020년 4월 이 후보자가 설립한 아시아교육협회는 교육 복지 사업을 하는 비영리재단으로 보육원‧아동복지시설 등에 AI(인공지능)을 활용한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교육부는 “학습기기 대여료를 시중 가격보다 낮게 책정했고 공익적 목적으로 아동 복지기관 등에 기기를 지원한 것이라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지만, 이주호 후보자가 설립한 협회가 A사로부터 기부금을 받고 A사의 물건을 써 준 것은 이해충돌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자는 지난 6월 교육감 선거 때 모든 초·중·고 교실에 AI 보조교사를 도입하겠다는 공약을 내거는 등 AI 기술을 교육에 접목해야 한다고 주장해왔고 A사는 AI를 활용한 가정용 학습 프로그램을 판매한다.
야당 의원들은 이 후보자가 사교육 업체의 홍보대사 역할을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도종환 의원은 “특정 사교육 업체의 홍보대사 역할을 해온 이 후보자는 공교육을 책임지는 교육부 수장으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은 오는 28일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협회 기부금과 이해충돌 문제를 짚고 넘어가겠다는 계획이다.
교육부는 “A사는 공익 목적 활동을 위해 협회와 협력해 왔으며 A사의 학습기기를 쓴 것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기 임차비용 등을 고려해 협회 연구진이 내린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후보자는 협회에 무보수 비상근 이사장으로 재직했으며 후보자 지명 즉시 이사장직에서 사임했다”고 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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