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자립현실 뚫고 멘토로 거듭나다...자립준비청년들의 성공 스토리

최경식 2022. 10. 25.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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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대책 마이리얼멘토단은 자립준비청년들의 성공적인 자립을 돕고 있다. 사진은 기아대책 마이리얼멘토단이 콘서트를 하고 있는 모습. 기아대책 제공


국내 자립준비청년들의 자립 현실은 상당히 열악하다. 자립준비청년들은 아동양육시설 및 복지시설에서 거주하다가 만 18세가 되면 자립정착금 1000만원과 월 자립수당 35만원을 갖고 사회로 나온다. 자립을 도모하는 청년들의 규모는 매년 약 2600명이다. 이 가운데 성공적인 자립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부분은 자립에 대한 부담감과 진로 탐색의 기회부족 등으로 인해 자립에 실패한다.

■자립현실 열악...지원 절실
이른 시기에 취업에 성공해도 단순직 또는 일용직 비율이 높은 편이고, 이마저도 적성에 맞지 않아 그만두는 경우가 빈번하다. 갓 사회에 나온 자립준비청년들은 머지 않아 경제적 어려움에 빠지게 된다. 실제로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의 ‘보호종료 2030의 삶의 행복과 가치관 연구’에 따르면 20대 자립준비청년들이 겪는 어려움으로 경제적 어려움이 3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주거문제 24%, 심리적 부담 10% 순이었다.

자립준비청년들의 온전한 자립을 위한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그런데 정부의 노력에는 한계가 있다. 과거에 비해 자립준비청년들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맞춤형 지원에서 배제된 자립준비청년들의 비율이 전체의 약 90%에 달한다. 정부 지원의 공백을 민간에서 채워야 한다. 전문가들은 물질적, 정신적인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립준비청년들이 직원으로 있는 브라더스키퍼의 김성민 대표는 “심리적 위축이 근본적인 원인이고, 이의 여파로 사회에 안착하지 못해 물질적으로 난관에 처하게 되는 것”이라며 “두가지 측면이 함께 케어가 돼야 이들의 사회 안착이 무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아대책 마이리얼멘토단이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한 토크콘서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아대책 제공


■성공적 자립 롤모델
기아대책은 물질적, 정신적인 측면을 아우르는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온전한 케어(care), 온전한 꿈(dream), 온전한 직업(job) 세 영역에서 자립준비청년이 온전한 ‘나’로 당당하게 설 수 있도록 돕는 나로서기 프로젝트이다. 임수진 기아대책 국내사업기획팀장은 “정신적 측면에선 자립준비청년들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마음하나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고 성공적으로 안착한 선배들과의 1:1 멘토링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질적 측면에선 첫 자립공간의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홈케어 지원, 전문가 양성교육과정 마이리얼스쿨 프로그램 및 바리스타 전문가 양성, 인턴십 지원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원책은 모범적인 사례들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현재 번듯한 직장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권용수(26)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보호시설에 있었다. 지난 2015년에 이곳을 퇴소한 후 자립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그는 보호시설에 있을 때 기아대책 마이리얼멘토단의 도움으로 자립준비를 잘 할 수 있었다. 이는 자립준비청년들에게 정서적인 도움을 주는 멘토들의 모임을 말한다.

성장한 권씨는 이제 멘티에서 멘토로 거듭났다. 도움을 받았던 멘토단에 들어와 본인의 경험과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고스란히 전수하고 있다. 권씨는 ”멘토링은 물론 자립캠프, 토크 콘서트, 빅 스마일 데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후배들을 만나고 있다”며 “이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보다 정신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조언자와 네트워크”라고 말했다.

현재 성공적인 커피바리스타의 길을 걷고 있는 유환준(25)씨는 원래 수동적이고 꿈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마이리얼멘토단 이현기 멘토의 정성어린 도움 등으로 지금과 같은 명확한 진로를 정해 나아갈 수 있었다. 유씨는 “일반인들과 달리 부모님이라는 기둥 없이 자라온 자립준비청년들은 고난과 역경에 취약하고 어떠한 꿈과 목표를 갖고 살아가야 하는지 등에 대한 정의가 부재한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사람들에게 멘토들의 경험과 조언, 유대감은 가장 큰 도움이다. 향후 더욱 성공한 바리스타가 되서 후배들에게 희망을 주는 멘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경식 기자 k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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