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후보자 설립 협회, 사교육업체 대표와 공동 출연 논란

전민희, 홍지유 2022. 10. 25.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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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진나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교육시설안전원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만든 협회가 사교육업체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은 것 뿐 아니라 사교육업체 출연금으로 공동 설립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후보 측은 “출연금이 아닌 기부금”이라고 해명했지만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5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사단법인 아시아교육협회 설립 허가 신청서에 따르면 이 후보자와 에듀테크 교육업체 대표 A씨 등 2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법인 초기 운영재산을 출연했다. 재산출연증서에는 A씨가 2400만원, 이 후보자가 1900만원을 협회 운영재산으로 무상 출연한다고 돼 있다.

협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기부금 모금‧활용 명세서에는 A씨가 협회 설립 다음 달인 2020년 5월 2400만원을 기부했다고 돼있다. 하지만 법인 설립 허가 신청서를 보면 A씨의 재산출연증서는 이 후보자와 같은 날인 2019년 11월 18일에 쓰여 졌다. 이 후보자가 공익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사실상 사교육 업체 대표와 6대 4 비율로 공동 투자해 만든 셈이다.


野 “사교육 이익 대변한 것 아닌지 의심”


2020년 4월 출범한 아시아교육협회는 교육격차와 불평등을 해소하고 교육혁신을 연구하기 위한 비영리재단이다. 보육원‧아동복지시설 등 전국 250개 기관에 메타버스‧AI(인공지능)를 활용한 맞춤형 학습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2015년 UN 교육특사였던 고든 브라운 전 영국총리가 세계 지도자들과 함께 설립한 ‘글로벌교육재정위원회’의 아시아지부격이다. 이 후보자는 아시아교육협회 초대 이사장을 맡아 오다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올해 9월 29일 사퇴했다.

A씨가 대표로 있는 업체는 유‧초등 창의사고력 교구 콘텐트를 제작하고, 관련 서적을 출판하고 있다. 모기업은 전국 프랜차이즈 수학학원 220곳과 초‧중‧고 종합학원 74곳을 운영 중이다. A씨는 에듀테크 관련 협회장도 맡고 있는데, 협회에는 유명 사교육업체와 교과서‧참고서를 발행하는 출판업체 등 약 130곳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A씨는 이 후보자가 지난 6월 서울시교육감 예비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에도 500만원을 후원했다.

전국대학학생네트워크 소속 학생들이 지난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열린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보 임명 반대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안민석 의원은 “A씨가 사실상 이 후보자와 에듀테크 업체들 사이의 가교역할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이 후보자가 장관 퇴임 후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적 활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사교육업체의 이해와 이익을 대변한 공생을 공적활동으로 포장한 것인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 “특정집단 이익 대변 안 할 것”


이에 대해 교육부 인사청문준비단은 이 후보자가 사교육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활동을 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준비단은 “법인 초기 운영재산은 출연금이 아닌 기부금”이라며 “비영리 사단법인은 일반 회사 법인처럼 출연지분에 따라 의결권이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 모든 회원 각자에게 동등한 의결권이 있고, 이사회‧총회 의결 등을 거쳐 다양한 공익목적 활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후보자는 무보수 비상근 이사장으로 재직했고, 후보자 지명 즉시 이사장직에서 사임했다”며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 임용된다면 특정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며 항상 공정하고 투명하게 직무를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아시아교육협회는 교육 업체로부터 1억원의 기부금을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날 박기석 아이스크림에듀 회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기부금은 회사가 해외 진출하는데 도움 될 것이라고 판단해 낸 것”이라며 “당시 우리 회사 대표가 나에게 협회에 기부해보는 게 어떻겠느냐고 여러 번 제안해서 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이 후보자)이 장관을 한 번 했는데, 또 하리라는 생각을 못했다”며 “해외 진출하는데 협회 도움을 받은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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